이현제 기자 |
당장 의회로는 인사권 독립이 주어지는데, 기존엔 사실상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의회로 파견 나가는 형태로 운영됐다.
예를 들어 대전시청 소속의 공무원이 대전시의회 총무팀, 입법정책팀, 의사담당팀 등으로 전보돼 의회의 업무를 보는데, 대전 전체의 공무원 총액 인건비를 가지고 배분하는 곳, 그리고 다시 불러들이고 내보내고 할 수 있는 권한자는 대전시가 가지고 있었다.
의회로 나가 일을 잘한다는 의미는 두 가지 의미였다. 의회에서 행정기관을 잘 견제할 수 있도록 도와 승진 기회가 적더라도 의회에 계속 남던지, 흔히 말하는 '프락치' 역할로 의회에서 시 소속 공무원 역할을 잘하다가 다시 본청으로 가서 승진하던지.
실제 지방의회에서 행정기관 견제·감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시정질문 원고가 사전에 세어 나가는 부분은 다반사였다. 이번 2021년 행정감사 대전시의회 운영위 사무처 감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지적이 강하게 나오기도 했다.
이런 이유에서 인사권 독립이 지방의회가 제대로 살기 위한 첫 단계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지방의원 내부의 정당 규모와 의원의 균형이다.
현재 대전시의회는 정원 22명 중 더불어민주당 21명, 국민의힘 1명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례의원 1명이 전부인 국민의힘의 경우 지방의회에서 4인이 기준이 되는 교섭단체 지위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의회에서 정당별 자체 행사 개최나 공무 이동을 위해서 차량 지원 등에서도 의회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 역할을 맡기에도 쉽지 않다. 그런 이유에선지 현재 국민의힘 소속의 유일한 대전시의원 1명의 상임위는 행정기관 견제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나 산업건설위원회가 아닌 교육위원회 소속이다.
또 8대 하반기 대전시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재차 고배를 마셔 부위원장 역할까지만 맡게 됐다. 일부는 "야당이 재밌다", "21대 1이면 잘 싸울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하곤 하지만 정당의 공천 실패든지 이유가 어찌 됐건 현실 의회정치에선 제일 큰 제약이었던 것이다.
내년 대선은 4개월여가 남고, 지방선거는 6개월이 조금 더 남았다. 지방의회를 그리고 지방자치를 위해서 어느 정당, 어떤 후보가 주류가 되는지 뿐만 아니라 불균형의 선거 결과가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잘 알려준 지난 제7대 지방선거였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