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도 재수를 잘 따진다. 특히 상인들은 한국의 복조리와 같은 영기물을 잘 모시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장식 구마데(갈퀴)는 대표적인 영기물에 하나다. 구마데는 곡식 긁어모으는 데 쓰는 기구니까 복을 모으라는 뜻으로 구마데에 여러 복스러운 장식을 하는 에도시대부터 전해지는 전통적인 물건이다.
11월 되면 이 구마데를 판매하는 도리노이치(酉の市)라는 특수 장이 열린다. 그 장은 한 년에 11월 (십이지의) 유의 날만 열린다.
2021년은 9일 21일 이틀뿐이다. 특수 장답게 그날은 밥 영시부터 장이 열린다. 늘 열린 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장이 열릴 때는 복을 비는 사람들로 언제든지 북적거린다.
도교 아사쿠사에 오-도리신사(鷲神社)는 구마데 장사꾼, 먹거리 노천상이 500여 모아 매년 80만을 넘는 사람들이 모인 유명한 것이다.
작년 코로나로 위해 장을 중단하는 신사도 있었으나 오-도리신사는 먹거리장사는 금지했으나 입장 제한, 체온 측정, 알코올 소독 등 철저한 관리 속에 전통 장을 지켰다. 올해도 방역 대책을 철저히 장이 열린다.
여러 어려움이 있을 때 신에 힘이라도 잡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샘이다.
장식 구마데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옛날은 농민에 겨울의 부업이었지만,현재는 소규모 상인들이 가업으로 이어 가고 있다.
일년내내 수많은 장식을 하나하나 만들어 11월에 장날 맞춰서 막판에 (대나무는 미리 자르면 색이 변화기 때문에) 대나무 갈퀴에 보기 좋게 장식한다고 한다.
장식물에는 금전운, 장사 번성, 가내 안전, 건강 장수 등 수많은 행운에 의미가 있고 만든 업체에 따라 모양도 천차만별이다. 코로나로 무병 장수를 기원하는 장식도 새로 추가했다고 한다.
살 때는 자신에 마음이 드는 것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만든 구마데는 크기에 따라 가격도 저렴한 1000엔부터 수십만엔까지 다양하다. 보통 개인은 1000~3000엔 상인은 5000~1만엔 중소기업은 1만~3만엔 대기업은 5만~20만엔 정도가 시세다. 인터넷 판매도 하고, 집에서 직접 만든 구마데세트도 인기다.
구마데는 영기물이 때문에 살 때 금액을 깍으면 재수 없다고 하는데 상인과 말장난도 하면서 협상하는 것이 장에 즐거움이고, 거스름돈을 축의금으로 주는 것이 멋이라고 한다. 물론 그냥 가격을 물어보고 살 수 있고, 거스름돈도 당연히 받을 수 있으니 걱정안해도 된다.
협상이 완료되면 상인이 기운찬 목소리와 함께 힘차게 손뼉을 치는 것이 마무리다. 사토 리츠꼬 명예 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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