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세종시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
워싱턴DC와 같은 세계적인 정치행정수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치행정 기능 이외에도 자족기능과 문화시설 등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관건이다. 공공부문 위주의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자생적인 도시성장에 한계가 있어 미디어, 문화, 교육, 국제교류, 외교 등 미래 행정수도로의 콘텐츠 구축이 필요하다. 국가 미디어타운 조성, 지역적 수준을 뛰어넘는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 전시관, 공연장 유치, 마이스(MICE) 산업 육성, 스마트시티와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국립대 또는 시립대 신설, 국제기구 유치, 대사관 마을 조성 등 세계적인 행정수도로 성장하기 위한 자족기능 확충이 과제로 대두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나아가 행정수도만으로 세종시 건설취지인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기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을 통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만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기에는 인구 규모나 지역적 파급 효과에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전체인구 중 수도권 인구가 50%를 돌파하며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초비상 사태에서 수도권에 대응하는 세종형 행정수도권 구축이 필요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수도)를 중핵으로 주변 도시와의 기능적 연계를 통한 생활권과 경제권의 경쟁력 제고가 시대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으로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 충청권 상생발전의 토대가 구축되었다. 현재 권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초광역 협력권(메가시티) 논의는 경제·산업 중심의 일률적 경향이 강한 반면, 충청권만의 유일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은 '행정수도 완성' 전략이 되어야 한다. 행정수도를 선도적 기능과 매개로 한 특화된 메가시티 구축이 국내 및 세계적인 차별성 확보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와대와 국회의 완전 이전을 통해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완성될 수 있도록 자치분권 개헌과 연계한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도 필수과제이다. 202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개헌과 충청권 메가시티가 충청권의 핵심 공약으로 부각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32년 만에 개정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근거해 내년 1월부터 두 개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 및 운영할 수 있음에 따라 권역별 메가시티 성공 및 경쟁력의 관건은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실효성 여부이다. 세종시가 국가주도의 사업으로 추진되는 도시인 만큼,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 지원위원회, 국무조정실 등 범정부 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내기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충청권 메가시티의 실효성 강화 및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궁극적으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행정통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행정통합에 대한 조속 추진이 지역 간 갈등, 광역행정 간의 혼선, 지역 주민의 반발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사례에 따라 선 협력, 후 통합의 원칙을 견지해야 하고, 관 주도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시민의 의견 수렴 및 공론화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며, 메가시티 추진이 규모의 경제와 자본의 논리에만 경도되지 않도록, 국가균형발전 및 자치분권 실현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게 자치분권 개헌과 제도 개혁, 풀뿌리 주민자치 강화가 병행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수현 세종시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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