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무용단 김평호 예술감독, 이번 공연의 주연인 김임중, 이지영, 장재훈 단원 |
단재 신채호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지역에서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마당극패 우금치가 지난 2019년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하시하지'를 일반에 공개한 데 이어 대전시립 무용단이 12일, 13일 양일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천몽, 단재의 꿈'을 선보인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몽천'을 모티브로 한 이번 공연은 김평호 신임 예술감독의 첫 안무작이다. 시립무용단에서 6년 만에 선보이는 인물극인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김 감독은 첫 안무작의 소재로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일대기를 택한 이유에 대해 "대전에 오면서 설레는 춤을 추고 관객과 소통하는 감동 있는 무대와 깊이 있는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하고 왔다"며 "단재신채호 선생님이 저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생각해 택했다"고 설명했다.
단재 신채호는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로 일제 침략이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받친 인물이다. 이번 작품은 몽천이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인물 '천관'을 통해 신채호의 고뇌, 심리적 갈등, 등장인물과의 관계와 아픔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김 감독은 "단재 선생님은 민족에 대한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받치신 분인 만큼 공연 첫 시작부터 진정성을 담으려 했다"며 "껍데기만 춤추는 것이 아닌 의식들이 채워진 다음에 움직임으로 표현됐을 때 더 자연스러워 공연 워크숍 때부터 단원들과 많은 토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번 공연에 주연들을 더블캐스팅했다.
"자연스럽게 경쟁도 되고 그 과정에서 무용수로서 기량을 최대한 끄집어 낼 수 있는 계기 됐으면 했다"는 김 감독은 " 단원들이 연습 때마다 잘해줘서 매번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신채호의 정신과 의열단의 기백을 전달하기 위해 검무를 극에 넣었다. 무예적인 차원에서 일제를 응징하는 의미도 있지만 단재 신채호와 우리 민족의 기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검무를 선택했다.
지난 4월 대전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한 만큼 주연 모두 단재 신채호에 대한 책, 다큐멘터리, 기사 등을 독파할 정도로 공연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 연구에 집중했다.
김 감독은 무용단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원들에 대한 믿음부터 가졌다. 그는 "추구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진정성이라는 게 담보돼야 한다"며 "춤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 사람이 있고 춤이 있다고 생각해 수평적인 위치에서 단원들을 믿고 함께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올릴 작품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해보고 싶다"며 "좀 더 대중 속으로 들어가 대중가수하고 협업하는 작품이나 역사성과 민족성이 들어간 작품을 해보고 싶다"며 "대전이 과학의 도시며 미래지향적인 곳인 만큼 무용이 시민들에게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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