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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글로벌 인재포럼 행사였는 데 차기 대선을 4개월 남겨두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윤 후보가 먼저 이 후보에 말을 건넸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 다가가 "반갑습니다. 20년 전에 성남 법정에서 자주 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아, 저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원내 1·2당 대선후보를 기다리는 정·관·재계 인사들이 많은 관계로 더 이상 두 후보 간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윤 후보를 2차례 언급했다.
이 후보는 무대에 올라 "특히 윤석열 후보님을 여기서 뵙게 돼 각별히 반가운 마음"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덕담했다.
인사말 후반부에서도 "오늘 존경하는 윤석열 후보님도 계신 데"라며 "정부가 해야 할, 정치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새롭게 한번 논쟁해보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들을 한번 같이 의논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이 윤 후보에 제안한 '1대 1 회동 및 정책토론회 개최'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무대 밑에서 서서 이 후보의 연설을 듣다 이 후보가 내려오자 악수하고 연단에 올랐다. 이 후보와 달리 윤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 후보를 거론하진 않았다.
두 후보는 첫 만남 이후 각각 일정을 소화했다.
이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야권의 '대장동 특검' 요구와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에 동의한 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실 수사 의혹도 대상에 포함해야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를 일단 국가기관이 하는 일이니 지켜보되 미진한 점,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고 그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윤 후보는 "윤석열 후보께서 이 사건 주임검사일 때 대장동의 초기 자금 조달 관련 부정 비리를 알고도 덮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이 역시 특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호남행을 택했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등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 광주 시민 등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여야 양쪽에서 쏟아졌다.
윤 후보는 결국 유감 표명과 사과를 했지만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자신의 반려견 SNS에 올라오면서 '국민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더욱 증폭된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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