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안 기자 |
자르고 붙이고 자막을 씌우고 7~8분짜리 영상을 위해 10배쯤 더 되는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눈싸움을 벌이면 끝내 결과물은 나온다. '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 마지막 인터뷰' 'KGC인삼공사 배구단의 개막전' '경북 구미 전국체전을 가다' '소설 달바라기에 그려진 대전천 판잣집' 등의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내보인 영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택을 받았다. 조회수 100건 남짓에 댓글과 좋아요 클릭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에서 정체되어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수많은 이용자들 중에서 내가 시장에 내건 콘텐츠에 반응하는 이들은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묻고 답을 찾기를 애쓰는 중이다.
얼마 전 지역기자 출신이면서 지금은 전업 유튜버로 변신한 선배의 강연은 하나의 영감을 얻는 기회였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초창기 지역 정치와 현안을 가지고 토론을 중개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대중가수에 대한 정보와 소식을 전하며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다. 강연을 들으며 머릿 속에 멤돈 생각은 "왜 지역현안으로 유튜브를 이어가지 못한 것일까"이었다. 강연을 들으며 내가 내린 답은 이렇다. 지역 이슈를 가지고는 유튜브 세계에서 관심을 끌거나 클릭을 유도하기 어렵구나, 더욱이 수익을 목표로 유튜브 했을 때는 오늘 강연처럼 대중적 팬덤이 있는 대상을 주제로 삼는 게 훨씬 용이하겠구나. 답은 그렇게 내렸어도 그렇게 쫓아가고픈 마음은 없다. 지역을 포기할 수 없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만든 우리동네 영상이 주목 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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