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동네소식은 유튜브에 안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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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동네소식은 유튜브에 안 먹힐까

임병안 디지털룸 차장

  • 승인 2021-11-08 16:55
  • 신문게재 2021-11-0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11
임병안 기자
동영상을 중개하는 유튜브가 냉혹한 시장경제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신문을 읽지 않는대서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공을 들인 게 얼마되지 않았는데, 어느순간 어떻게든 읽지 않고 보는 시대가 개막해서다. 노트북에 자판을 두드리는 일에 익숙해 기자회견 중간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조차 어색하던 때는 잊어야 한다. 카메라를 들고 과감하게 대상에 다가가 앞으로 이 영상을 화면에서 보게 될 시청자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몸을 부려본다. 이때 주변에 시선은 신경 써서는 안 된다. 현장을 방해하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은 일이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앵글에 대상이 잘 잡히는지, 소리는 잘 녹음되는지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한동안 카메라를 가지고 씨름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지면과 온라인으로 독자에게 전달될 기사를 작성한다. 시간은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듯이, 재깍재깍 원고를 마감한다. 휴~ 한숨을 돌리고, 이번에는 좀전에 촬영한 영상을 노트북에 불러들인다. 카메라는 정직해서 내가 버튼을 누른 때부터 다시 꺼짐 버튼을 누를 때까지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수첩에 적고 기억에 의존해 기사를 작성할 때와는 다르게 너무 많은 영상과 음성이 담겨 있어 당황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자르고 붙이고 자막을 씌우고 7~8분짜리 영상을 위해 10배쯤 더 되는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눈싸움을 벌이면 끝내 결과물은 나온다. '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의 시즌 마지막 인터뷰' 'KGC인삼공사 배구단의 개막전' '경북 구미 전국체전을 가다' '소설 달바라기에 그려진 대전천 판잣집' 등의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내보인 영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택을 받았다. 조회수 100건 남짓에 댓글과 좋아요 클릭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에서 정체되어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수많은 이용자들 중에서 내가 시장에 내건 콘텐츠에 반응하는 이들은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묻고 답을 찾기를 애쓰는 중이다.

얼마 전 지역기자 출신이면서 지금은 전업 유튜버로 변신한 선배의 강연은 하나의 영감을 얻는 기회였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초창기 지역 정치와 현안을 가지고 토론을 중개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대중가수에 대한 정보와 소식을 전하며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다. 강연을 들으며 머릿 속에 멤돈 생각은 "왜 지역현안으로 유튜브를 이어가지 못한 것일까"이었다. 강연을 들으며 내가 내린 답은 이렇다. 지역 이슈를 가지고는 유튜브 세계에서 관심을 끌거나 클릭을 유도하기 어렵구나, 더욱이 수익을 목표로 유튜브 했을 때는 오늘 강연처럼 대중적 팬덤이 있는 대상을 주제로 삼는 게 훨씬 용이하겠구나. 답은 그렇게 내렸어도 그렇게 쫓아가고픈 마음은 없다. 지역을 포기할 수 없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만든 우리동네 영상이 주목 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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