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초유의 '0선 대결' 관심

李, "국회 경험 없는 변방 아웃사이더 막중한 임무"
尹, "정치신상" 어필 당선되도 여소야대 직면 부담
대선정국서 기성 정치권과 다른 참신함 어필 관건

연합뉴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은 초유의 '0선 대결'로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여의도 경험이 없는 가운데 각 당의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입당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지자체장 경력을 다져왔지만, 유독 '배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더구나 당내에선 비문(비문재인)계로 '아웃사이더 정치인'에 가깝다.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입당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중앙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당 대선후보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국회의원 경력 한번 없는 변방의 아웃사이더이다. 그런 저, 이재명에게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겨 주셨다"고 신발끈을 조여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아예 '초짜' 정치인이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선후보가 됐기 때문이다

27년간 검사 생활을 해오다 대선링으로 직행한 정치신인 케이스다.

윤 후보는 6일 '2021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원 0선' 대통령 후보 윤석열이다. 어제 국민의힘에서 막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상"이라고 자신의 신선함을 어필 하기도 했다.

여의도를 거치지 않은 외곽 주자들이 여야의 '대선 간판'으로 나선 것은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9선, 6선의 의회정치를 경험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선 의원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본선행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4개월 뒤 누가 되더라도 국정운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대(對)의회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치를 토대로 한 의회의 입법 및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경우 지자체장 시절 경기도의회, 성남시의회 등과 의회 협상을 해왔지만, 이 보다 큰 무대인 국회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원내 경험이 전무한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생 검사' 윤 후보에게는 더더욱 녹록하지 않은 숙제다.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민주당 169석, 국민의힘 103석으로 돼 있는 현 여소야대 정국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전광석화 같은 추진력이 필요한 수사 영역에 익숙한 그가 '주고받기식' 지루한 협상을 거쳐야 하는 정치권 생리에 얼마나 빠른 적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두 후보 모두 향후 대선정국에서 0선 후보의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기존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장점을 어떻게 유권자에게 전달할는지가 승패를 가늠할 주요 관건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