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해방기념비 지키던 해태상 "일본신사 앞 고마이누와 흡사" 반환 촉구 변수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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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해방기념비 지키던 해태상 "일본신사 앞 고마이누와 흡사" 반환 촉구 변수 생기나

문화재위원 "고마이누거나 일본풍 석물" 가능성 제기
경복궁 앞 해태와는 귀와 입, 동작까지도 다른 형태
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지조사… 반환 재논의 불가피

  • 승인 2021-11-07 16:55
  • 신문게재 2021-11-08 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을유해방기념비를 수호하던 해태상이 일본의 '고마이누'와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을유해방기념비 이전·복원을 위해 결의됐던 해태상 반환 촉구에 변수가 생겼다.

일본풍이라는 의혹에 그친다면 반환 추진에도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의 고전적인 해태가 아닌 '고마이누'로 결론을 내린다면 국민 정서 차원에서도 반환 촉구는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해태상에 대한 일본풍 의문이 제기됐을 뿐이기에 어떤 예단을 가지고 움직일 수 없다.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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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탑 입구를 지키는 해태상. 사진=현충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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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원 대전시의원이 을유해방기념비를 지키던 해태상을 보고 있다.
을유해방기념비는 본래 대전역에 있었다. 해방 1주년을 맞아 1946년 대전시민들이 뜻을 모아 3m에 달하는 기념비를 세웠고, 한 쌍의 해태상이 기념비를 지키는 형태로 제작됐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해태상은 국립서울현충원에 기증하고 기념비는 보문산으로 자리를 옮기며 서서히 시민들에게 잊혔다.

이후 보문산 산기슭에 방치돼 있는 을유해방기념비 제자리 찾기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모이기 시작하자 홍종원 대전시의원을 필두로 이전과 복원 그리고 해태상 반환에 속도가 붙었다.



발단은 지난 10월 19일 개최된 문화재위원회 제3분과 회의였다. 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을유해방기념비 관리방안과 자문 청취가 있었다. 위원회 회의 결과를 살펴보면 문화재위원들은 을유해방기념비 원위치(대전역) 이전은 긍정적 검토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풍 해태상은 문화재 조사를 통해 신중한 반환요구 필요'라는 의견이 덧붙여있다.

위원회 내용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을유해방기념비 수호상인 해태가 문화재위원회에서 일본 신사 앞을 지키는 고마이누와 흡사하고, 사진상으로는 고마이누 이거나 적어도 일본풍의 석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라며 "석조문화재 전문가들이 현지조사를 제안해 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해태상에 대한 양식사적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경복궁 앞 해태상. 사진=이해미 기자
을유해방기념비 해태상은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탑 입구를 지키고 있다. 이 모습을 보면 귀가 쫑긋하게 서 있고, 입을 벌리고 으르렁 짓는 모습이다. 반대로 경복궁 앞에 있는 해태상은 귀가 도드라져 있지 않고, 송곳니가 길게 뻗어져 있으나 입은 다물려 있다. 또 엎드려 있는 경복궁 해태와 달리 을유해방기념비 해태상은 원형의 사물을 두 발로 딛고 일어선 모습으로 외관상 완전히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지역 문화재 전문가는 "을유해방기념비와 해태상이 당시 같이 조성됐다고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대전에 남아 있었던 일본 신사에서 전리품처럼 가져온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라며 "전형적인 우리나라 해태상과는 육안으로 봐도 다르기 때문에 문제적 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대전시의 고민이 커졌다. 을유해방기념비가 지닌 역사적 가치는 충분하다지만 해태상이 일본풍 석물, 혹은 고마이누라는 의혹이 확정된다면 석물 반환에 대한 지역사회의 여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의회의 요청에 따라 반환을 위한 협의와 함께 동시에 해태상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조사하겠다"라고 답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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