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교실' 내외부 전경 사진=교육부 제공 |
[기획-'신뢰도 최악' 대전 학교설립 행정 이대론 안된다]
2. 갑천 친수구역 학생 수요 실패 악순환
대전교육청의 학생 수요 예측 실패로 신도시 학교들이 임시 교실을 설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도시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정인원을 훌쩍 넘는 '과밀학급'이 넘쳐나고, 나아가 '과대 학교'도 속속 등장해 학생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이달부터 갑천 친수 2구역 트리플시티 3블록 입주가 예정되면서 '호수초'가 다시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학교는 애초 특수학급을 포함해 20학급으로 설계돼 완공됐지만 학생 수요가 예측이 빗나가면서 임시교실을 설치해야 할 처지다. 이는 교육청이 당초 초등 자녀 수요를 400여 명으로 예측했지만, 국가유공자 다자녀, 신혼부부, 생애 최초 등 특별 공급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 수요가 850여 명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은 부랴부랴 22억 원을 들여 14개 학급 규모의 임시 교실을 설치해 결국 일반학급을 기준으로 17학급이 31학급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호수초는 학생 수요 예측 실패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같이 도시 개발 속 번번이 정확한 학생 수요 예측이 이뤄지지 않아 고스란히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이들의 학부모들에게 이어진다. 이렇다 보니 임시 교실로 자녀들을 보내야 할 상황에 처한 입주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내 아이가 임시교실에 다닌다고 입장 바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어린 학생들의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권 보장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적으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개발단계에서 해당 지역 교육청이 학교 수요예측을 하는데, 주택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예측이 무용지물이 돼 버리기도 일쑤다. 하지만 1차적 책임은 수요예측에 실패한 교육당국에 있다는 게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밀학급은 신도시 개발단계에서 교육당국의 학교 수요예측이 빗나가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 속 사회구조 변화에 부응하는 수요 예측 시스템을 면밀하게 살펴 학생 수요 실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우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과 교수는 "보통 도시개발을 하면 지구를 조정하고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유입인구를 고려해서 검토를 한다. 문제는 예측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수요 예측 실패는 이후 파생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중장기적이고 전문적으로 입지 이후 수요에 맞춰 면밀하게 검토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교육청 담당과에서 어느 정도 발생률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발생률은 만들어도 참고만 할 뿐"이라며 "분양할 당시 경제상황,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