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겨울철 미세먼지, 세균 걱정 없는 올바른 가습기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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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겨울철 미세먼지, 세균 걱정 없는 올바른 가습기 사용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 승인 2021-11-04 09:39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요즘 들어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날이 추워지면서 환기는 줄어들고 실내공기가 건조해지고 있다. 겨울철에 실내 가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로 가습기 사용이 망설여진다. 물을 사용하니 세균 걱정도 많다. 매일 물을 갈아주고 물통도 자주 청소해야 하나 관리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가습기에 수돗물을 사용할 때 미세먼지가 다량 방출된다고 한다. 가습기 업체에서는 정수기 물보다 오히려 수돗물을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수돗물 속의 염소가 물속의 세균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적절한 습도 유지가 필요한 겨울철이 다가왔지만 가습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요즘 우리가 가습기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습기에는 초음파 방식과 가열 방식 그리고 자연 증발 방식이 있다.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 진동자로 물을 작게 쪼개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작은 물방울이 미스트 형태로 분무돼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습량이 많아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가열식은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가습량이 많지만 전기 소비가 크고 수증기 출구의 열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연 증발식은 기화식이라고도 하는데 상온 상태에서 젖은 필터나 수막이 형성된 디스크에 바람을 불어주어 물을 빨리 증발시켜주는 방식이다. 전기 소비는 적지만 가습량이 초음파나 가열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필자는 초등학생 자녀와 세 종류의 가습기에 대해 간단히 시험을 해 본 적이 있다. 빨간색 식용 색소를 첨가한 물을 각각의 가습기에 넣고 운전시킨 뒤 가습기의 출구 쪽에 하얀색 화장지와 리트머스 종이를 가까이 두어 보았다. 초음파 방식만 색소가 들어간 물방울을 직접 밖으로 배출해 화장지를 빨갛게 물들였고, 가열식이나 자연 증발식은 순수 물만 증발하여 맑은 물기만이 나타났다. 또한 초음파 방식만 리트머스 종이의 색상을 변화시켰다. 가열식과 자연 증발식은 색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가열식과 자연 증발식은 바닷물을 염전에서 증발시킬 때 소금은 증발하지 않고 물만 증발하는 원리와 같다.

앞에서 수돗물을 가습할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했던 이유도 바로 수돗물을 초음파 방식으로 가습했기 때문이다. 바닷물 안에 소금이 들어있듯이 수돗물 안에는 나트륨, 칼륨과 같은 미네랄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초음파 가습기에서 배출되는 물방울에서 물은 증발하지만 미네랄 성분이 고체 상태로 남아 공기 중에 부유하게 된다. 따라서 미네랄 함유가 높은 생수를 사용하면 미세먼지 발생량이 훨씬 증가할 수 있다. 만약 세균이 오염된 물이나 가습기 살균제를 첨가한 물을 사용할 경우 세균과 살균제도 공기 중으로 쉽게 부유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수돗물을 가열 방식이나 자연 증발 방식으로 가습할 경우는 가습 원리상 물만 증발하므로 미세먼지나 세균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습기는 초음파 방식보다는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가열식이나 자연 증발식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음파 가습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수돗물이나 생수가 아닌 필터로 정수된 물을 꼭 사용해야 한다. 세균 증식이 없도록 물은 매일 갈아주어야 한다. 물통도 식기용 세제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청소해줘야 한다. 물통 내에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여러 번 깨끗이 헹구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관리가 어려운 사용자는 가열식이나 자연 증발식을 사용하도록 한다. 가열식이나 자연 증발식에는 업체 말대로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세균 증식이 적어 좋을 수 있다.

올겨울부터는 나에게 맞는 가습기를 올바르게 사용해 미세먼지, 세균 걱정 없이 적절히 습도 관리를 하면서 겨울을 건강하게 나도록 하자.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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