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 스스로 목숨 끊는 이들 전국서 1위 '불명예'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상 등지는 이들 꾸준
24시간 응급병원 필요에도 4개 시군 7곳 전부
"새 병원 구축 어렵다면 기존 병원 활용도 대안"
충남이 극단적 선택률 전국 1위라는 불명예가 계속되면서 이들을 위한 24시간 응급병원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을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긴급하게 이송·치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3일 충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명 당 기준 충남 극단적 선택률은 34.7명이다. 이는 전국 평균 수치인 25.7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전국 1위다. 30명을 넘는 곳은 충남과 강원(33.2명)이다. 충남의 극단적 선택률은 매년 전국 평균수치를 웃돌고 있다. 2017년 31.7명이던 극단적 선택률은 2018년 35.5명으로 크게 증가한 뒤 2019년 35.2명, 지난해 34.7명으로 소폭 줄어들곤 있지만, 여전히 상승곡선이다.
극단적 선택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20대는 57명, 30대 93명, 40대 127명, 50대 153명, 60대 103명, 70대 89명, 80대 이상 9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극단적 선택이 발생한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서천과 청양은 다른 시·군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더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구 10만 명당 기준으로 서천은 50.2명, 청양은 54.6명이다. 여기에 예산은 57.6명으로 충남에서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노인으로 한정했을 때 극단적 선택은 두드러진다. 노인 극단적 선택률은 충남이 57.1명으로 전국평균인 41.7명보다 높다. 2015년부터 줄어들고 있지만, 전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극단적 선택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청년부터 중·장년층,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울감의 정신건강, 취업, 경제적 등 복합적이다. 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 문제에선 다방면으로 전문가들이 방안을 찾고 논의를 많이 하는데, 대표적으로 도·농복합지역이다보니 노인 인구가 많아 극단적 선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며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서 충남으로 이동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데이터도 있는데, 경제적, 정신건강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고위험 정신위기자 보호·치료가 가능한 24시간 응급입원 병원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양금봉 충남도의원(민주·서천2)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충남도 정신과적 응급입원 가능 의료기관은 10개 시·군에 22곳이다. 이중 24시간 응급입원이 가능한 곳은 4개 시·군에 7곳으로 현저하게 적다. 정신위기자가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입원을 하지 못해 자칫 혼자 방치될 경우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여기서 비롯된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전보다 많이 생겨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이들을 하루에서 이틀가량 입원할 수 있도록 24시간 응급입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현재 시스템에서 야간 당직 구조를 통해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양 의원은 "정신위기자들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자신이 사는곳이 아닌 다른 시군으로 넘어가면 코로나19 검사로 시간이 지체되고, 병실이 없는 곳도 많아 지역마다 24시간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마련돼야 한다"며 "새롭게 병원을 짓는 방법도 있지만, 각 시·군별 기존 병원을 의료진 당직제를 적용해 구조적 틀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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