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숙아 쌍둥이 '선물이와 열무'의 기적같은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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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숙아 쌍둥이 '선물이와 열무'의 기적같은 100일

임신 24주 4일만에 500g, 700g으로 태어나 집중치료 견뎌
세종충남대병원 전문 의료진 유기적 협진시스템 좋은 결실
전문 인력·장비 구축… 극소 저체중아 생존률 95% '성과'

  • 승인 2021-11-03 14:30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초미숙아 쌍둥이1
생사를 넘나드는 집중치료를 이겨내고 100일을 맞은 이른둥이 '선물이와 열무'를 위해 세종충남대병원 의료진이 신생아중환자실에 조촐한 100일잔치를 마련했다. /세종충남대병원 제공
임신 24주만에 태어난 이른둥이, 쌍둥이 초미숙아가 100일간의 집중치료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각각 500g, 700g으로 태어나 생존 자체가 쉽지 않았고, 심장 수술까지 버텨냈지만 이제는 보조산소 정도로 자발적 호흡이 가능한 상태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생사를 넘나드는 100일의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은 선물·열무(이상 태명)가 신생아로 성장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선물이와 열무는 지난 7월 29일 아침,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통해 임신 24주 4일만에 작은 몸으로 세상에 나왔다. 일반 만삭아들의 5분의 1이 안되는 체중으로 모든 신체 기관은 제대로 된 기능이 불가능했다.

뇌, 심장, 호흡기 등이 미성숙해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흡기, 많은 주사약에 유지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출생 며칠 후에는 쌍둥이 모두 장이 썩는 괴사성 장염으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700g으로 태어난 동생 열무는 생후 1개월 만에 심장(동맥관개존증)수술까지 받았다.



어렵게 찾아온 선물과 같은 쌍둥이들을 향한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의료진의 노력에 힘입어 쌍둥이들은 꿋꿋하게 버텨냈다. 아이들의 상태는 호전돼 생후 2개월 정도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아직 미숙아 망막증 치료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 쌍둥이 모두 출생 당시보다 몸무게가 4배 이상 늘었고, 코를 통한 보조 산소 정도로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다.

이 같은 결실 뒤에는 소아청소년과 이병국·신정민 교수팀을 비롯해 산부인과 소아 흉부외과· 안과 등 세종충남대병원 의료진의 노력이 있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초미숙아들의 생존확률은 매우 낮은데다가 쌍둥이여서 더 악조건이었지만, 유기적 협진 시스템이 좋은 결실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합병증도 최소한의 상태여서 이제는 스스로 젖병을 빨고 부모 품에 안길 날을 기다리면서 수유 연습을 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설명이다.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많은 상황이 악조건이었지만 부모의 응원과 신뢰가 없었다면 쌍둥이도, 의료진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양질의 미숙아 치료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과 신생아 전문 장비, 소아 영역의 전문화된 진료체계 등이 완벽하게 구축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 7월 세종의 첫 국립대병원으로 문을 연 세종충남대병원은 미숙아들의 중증 치료 시스템을 갖춰 극소 저체중아의 생존률이 95% 이상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엔 25주 4일만에 73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이른둥이 '희망이'가 건강하게 가족품에 안겨 기쁨을 주기도 했다.

나용길 원장은 "선물이와 열무가 힘겨운 시간을 꿋꿋하게 이겨낸 것처럼 앞으로도 건강하게 성장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병원 의료진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선물이와 열무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준비한 조촐한 파티를 통해 100일을 맞았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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