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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거부의 뜻을 비추면서 대립각을 세운 것처럼 비친 것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 이 후보는 이날 첫 선대위 회의에서 당 및 원내 지도부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적극 추진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문제도 적극 추진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적정 규모의 가계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캠프에서도 지원사격이 나왔다.
경선캠프 전략본부장 출신인 민형배 의원도 BBS 라디오에 출연 "재정 여력이 충분한데 왜 이걸 어렵다고 하는지, 당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이걸 '하니 마니' 하는 부분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나라 곳간을 걱정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관련,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면서 "그보다는 손실보상금에 제외된 여행·관광업, 숙박업 등을 어떻게 돕느냐가 제일 시급한 과제"고 말했다.
이어 "재정 당국의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며 "여기저기서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 재정 상황상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이 어렵다는 난망하다는 뜻이다.
일단 민주당은 김 총리의 발언과 관련,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총리(발언)의 맥락을 모르고 이야기하기 곤란하다"며 "2022년 본예산에 넣는 것은 예산 과목이 있어야 하기에 정부와 협의해야 하고, 내년 추경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방법은 열어놓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회의 후 김 총리 발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 없다. 죄송하다"고만 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이 후보와 정부 측의 대립은 재정 여력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다.
이 후보 측과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 10조~15조원 정도의 추가 세수가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때마다 반복됐던 '보편·선별지급' 논란이 깔린 듯 하다.
여윳돈이 있으면 형편이 더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맞는다는 게 김 총리 발언의 의도다.
이 때문에 향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당정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벌써 나온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세목이 없다.
단순 증액은 정부 동의만 있으면 되지만 세목 신설에는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야당이 정부와 같은 논리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할 때 재원을 어떻게 만들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킬 경우 국채 발행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정부도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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