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사 전경/ 출처-대전시제공 |
문화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문화계는 애초부터 공약을 실현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일 대전 문화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당시 대전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허태정 후보는 문화 공약으로 예술가의집 예술인 창작공간(생활문화허브) 조성, 시립극단 및 오페라단 창단, 영상문화소외지역 마을극장 운영 등을 내걸고, 당선 후 이 같은 공약을 바탕으로 민선 7기 문화관광체육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로 흘러가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공약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아 문화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허 시장 공약에 따라 시민과 예술가들에게 환원하기로 했던 대전예술가의 집은 취임후 3년이 지났지만 대전문화재단과 예술단체들의 이전 건물을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아직 대상지를 정하지 못해 현재 이전 예산조차 편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시립극단·오페라단도 마찬가지다. 올해 창단할 계획이었던 두 시립예술단은 목적과 계획이 부실하다는 시의회의 지적을 받으며 설립근거인 조례조차 상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시는 이달 정례회에 다시 상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문화계의 의견이 팽배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마을극장 운영 사업도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영상문화소외지역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추진한 마을극장 운영사업은 대전독립영화협회가 운영단체로 선정되면서 마을 극장보단 독립영화 상영극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위치도 문화소외지가 아닌 도심 속 복합영화상영관 인근에 조성되면서 이용률도 적다.
전문가들은 대전시의 문화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설계부터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역의 문화예술 정책 전문가는 "문화 정책이나 사업을 진행할 때는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문제가 생길 시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공론화 과정이 꼭 필요하지만 임기 안에 추진하기 위해 그런 것들을 놓치고 있다"며 "문화예술 정책 전문가들의 정책적 서포트도 필요하지만 시에는 그런 문화특보 시스템 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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