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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ation of the golf course : Golf de Lalargue. |
“비용은 모두 합쳐서 한국 돈으로 5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꿈나라 얘기가 아니다.
해외 출장차 방문한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가 직접 한 말이다. 놀리지 말라고 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한국인 고객들에게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자신이 가진 회원권 카드를 보여주며 믿어달라고 했다.
확인해보니 사실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월평균 한국 돈 20만원이면 1년 내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그것도 파리 인근에 있는 23곳의 골프장에서 맘껏 즐길 수 있다.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나 카트 사용료를 별도로 내지 않는다. 물론 캐디와 동반하는 한국의 골프문화와 달리 캐디도 없다. 동반자 1∼3명과 함께 횟수에 얽매이지 않고 하루에 1∼3회까지도 골프를 즐긴다.
파리와 파리 인근에 있는 골프장 23곳(Le Club Golf)이 연합해 정기적으로 일정 비용을 내면 되는 회원권을 판매하고 있다. 회원권 종류는 한 가지만 있는 건 아니다. 한 달이나 두 달, 또는 분기, 반기, 1년 등 기간에 따라 회원권이 다양하다. 대륙이 연결돼 상대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의 이동이 쉬운 유럽 특성을 감안한 골프장 회원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가이드는 “프랑스인과 인근 유럽인은 물론 파리에 사는 한국인 상당수는 같은 회원권 카드를 가지고 있다”며 “골프장마다 차이가 조금은 있지만 Le Club Golf 회원에 가입하면 연간 200∼250만원이면 언제나 골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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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가이드가 가진 골프장 회원카드. |
실제 한국에서는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만 봐도 평일 그린피와 카트비만 평균 17∼19만원, 주말과 휴일에는 평균 25만원, 심지어 좋은 시간대는 30만원대로 치솟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홀 이상 대중골프장 234곳의 평일 그린피는 올해 5월 기준으로 16만원에 달했다. 1년 만에 20% 가까이 올랐다. 카트비(1인당 2만원∼3만원), 캐디피(13만원)까지 포함하면 평일 1인당 22만원 수준이다. 주말과 휴일 가격은 훨씬 높다. 코로나19로 국민이 고통받는 사이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골프장만 돈방석에 앉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L)PGA, K(L)PGA 등 미국과 한국(남자·여자)프로골프 투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골퍼 육성과 골프 대중화가 한창인 때 골프장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면서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돈뭉치를 앞세운 금융 자본들이 대중제 골프장을 장악하면서 골프문화를 돈벌이 중심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진행 중인 세무조사 강도를 한층 높이고 감시체계 강화하는 등 규모에 맞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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