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전역을 행복의 집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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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역을 행복의 집결지로

  • 승인 2021-11-02 08:23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2021-10-30 10;13;10
황인호 동구청장
지난 2018년 9월 28일 정동지하차도 입구에서 주민 약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바로 정동 쪽방촌의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 안내표지판 제거 행사가 열린 날이다. 이는 민선 7기 동구청장 취임 직후에 이뤄졌다.

정동 4-5번지에서 정동 13-19번지까지 대전역 대한통운 뒷길 쪽방촌 약 300m에 이르는 구간은 대전 동구청장 명의로 '청소년통행 금지구역' 푯말이 앞뒤로 붙어 있던 곳이다.

이곳을 2018년 9월 19일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해제 공고함으로써 대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은 사라지게 됐다.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표지판을 학생 50여 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철거했다. 47년, 그리니까 반세기 만에 통행 금지구역이 마지막으로 남았던 곳이 해제된 것이어서 매우 뜻깊었다.



대전 발전의 모태인 대전역은 1905년 개통돼 전국에서 사람을 모여들게 했고 대전역세권을 중심으로 동구가 발전하는 역할을 했다. 상업이 발전하고 사람이 모이면서 대전이 충청권의 중심 도시로 발돋움하게 됐지만, 발전에 따른 이면이 존재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대전역 앞에 일본인 거주지가 조성되면서 지금의 중동 10번지에 해당하는 지역인 '춘일정'에는 일본식 유곽들이 생겨났다. 이때 조성된 성매매 집결지는 해방 후에도 사라지지 않아 현재 중동·정동·원동 등 대전역 주변에는 쪽방과 숙박업소 형태의 성매매업소가 100개 이상 집결해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 및 재생을 위한 대전시민연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전시민의 88.4%는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해 심각하다고 답변했고 대전시민 92.9%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시민들은 대전의 관문이자 얼굴인 대전역에 드리운 어둠을 걷어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시작된 마을미술 프로젝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대전역 인근 역전길, 역전시장길, 창조길 등 10만㎡에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공방과 카페 등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마을로 변모하게 했다. 지역 주민과 예술가가 힘을 모아 슬럼화됐던 골목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었다.

또 다른 변화에는 지난해 4월 발표된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있다. 이는 총 1400호를 공급하는 공공주택사업과 주변 상업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그 규모만 해도 쪽방촌 1만 5000㎡를 포함해 총 2만 7000㎡에 이른다.

노후·불량 주거지인 쪽방촌을 주거·복지·업무복합 시설로 새단장하고 거주민에 대해서는 내몰림 방지를 위해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으로 추진한다. 주택공급과 함께 쪽방촌 주변은 대전로 활력 UP 사업, 희망복원 안심 센터 조성, 정감 있는 안심길 조성 등으로 구도심 개선을 통해 주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또 대전역세권은 혁신도시와 도심융합특구 지정, 그리고 대전역 복합 2구역 사업자 선정으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전국의 특·광역시 역세권 중에서 가장 낙후된 대전역세권이 이제는 가장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천지개벽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서는 앞선 도시개발, 인프라 구축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개선 방법과 더불어 성매매 종사자의 자활 지원, 시민과 함께하는 민·관 협력체 구축 등 소프트웨어적 노력이 밑받침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대전역이 성매매 집결지의 오명을 벗고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행복의 집결지로 변할 수 있도록 행정이 앞장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시민들께 약속드린다./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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