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가의집/ 출처-대전시 제공 |
예술가의 집을 시민과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허태정 시장의 공약에 따라 올 연말이면 재단과 입주단체가 사무공간을 비워줘야 하지만 아직까지 건물매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일 대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대전 예술가의 집 공공성이 강한 시설인 만큼 문화예술 출연기관인 재단에 2년 더 위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번 위탁기간 연장이 재단 이전과는 별개라는 설명이지만, 이전을 놓고 입주 단체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이전 대상지도 찾지 못하면서 연내 이전은 불투명하다.
지난 2015년 옛 시민회관 자리에 세워진 예술가의집은 시민들의 문화향유공간보다는 재단과 예술 단체들의 사무실로 쓰이면서 당초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대전시장에 출마한 당시 허태정 후보가 예술가의집을 예술인 창작공간(생활문화허브)로 조성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하면서 2019년 이전이 추진됐지만, 재단과 대전예총 회원기관들이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하면서 위탁기간을 올해까지 2년 연장했다.
하지만 올해도 건물 이전을 위한 예산 부족과 입주단체 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위탁 기간마저 연장되면서 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단은 내년 입주단체들과 함께 이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함께 입주해 있는 예술 단체까지 모두 이전할 수 있는 규모의 건물 매입을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일부 입주 예술 단체들이 이전 건물에 전시공간과 공연장 인프라 조성을 요구하고 있어 추진 동력도 잃고 있다.
예술단체 관계자는 "예술가의 집에서 예술행사들을 많이 하고 있어 사무실을 이전하게 된다면 행사 진행이나 예술인들과의 소통 면에서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사 갈 건물에 예술가의 집보다 규모가 큰 전시장이나 행사장이 조성되지 않고 업무공간만 있다면 굳이 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재단과 입주단체의 이전이 오히려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이미 몇 개 후보지를 알아본 상태며 대상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지원 예산 역시 세워진 상태는 아니다"라며 "재단이 이전돼야 예술가의 집을 시민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는 만큼 내년 이전을 목표로 시도 적합한 대상지를 알아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