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육군사관학교 충남육사유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
지역 현안 앞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대의명분으로 뭉친 것인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충남지사 후보군이 대거 모인 자리에 깔린 정치적 의미도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충남도는 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논산금산계룡) 등과 공동으로 논산이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김종민 의원, 문진석(천안갑), 이정문 의원(천안병), 보수야당에선 홍문표 의원(홍성예산), 비충청권에선 민주당 홍영표 의원(인천부평을), 안규백 의원(동대문갑) 등이 참석했다. 각종 정치적 이슈를 둘러싸고 연일 으르렁대던 충남 여야가 육사 유치를 위해 이날 만큼은 대동단결한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웬만한 공공기관 유치와 비교할 수 없는 파급력이 기대되는 육사 유치와 이날 행사 개최 시기와 관련한 정치적 해석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 지사로선 민주당 대선 경선 패배를 만회를 위한 동력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인근에 있는 육사 이전 가능성이 솔솔 나오고 있다.
충남 논산시와 강원도 원주시·화천군 경기도 동두천시 경북 상주시 전남 장성군 등 하마평이 나오는 곳만 6곳에 달한다.
당장 이전 계획이 발표될 것 같진 않지만 양 지사로선 대선 정국에서 논산 이전 당위성에 대한 애드벌룬을 띄워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논산행 공약을 이끌어 낸다면 금상첨화다.
전국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육사를 품에 안으면 충청 여권의 대표정치인이라는 이미지 각인으로 짧게는 도지사 재선 멀리는 5년뒤 대선 재도전을 위한 모멘텀을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 충남지사 출마 하마평이 나오는 김종민 의원과 홍문표 의원으로서도 육사 이전 관철은 정치적으로 놓칠 수 없는 비단 주머니와 같다.
국민의힘 유력 충남지사 후보군인 홍 의원은 행사 참석의 실리를 고스란히 챙겼다. 야당 소속이면서도 민주당 도지사와 국회의원 시장이 주도하는 육사 이전에 힘을 실으면서 '통 큰' 정치인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 정부 육사 이전 추진 과정에서 자신이 역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도 소득이다.
김 의원으로선 대선정국에서 논산 유치가 가시화될 경우 생도와 지원병력 등 4000명의 인구유입과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이렇게 될경우 내년 지방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의 충남지사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더할 나위 없는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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