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커피숍이나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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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커피숍이나 한번 해볼까?

조한묵 YEHA 건축사사무소 대표

  • 승인 2021-10-28 10:08
  • 신문게재 2021-10-29 1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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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묵 건축사
부쩍 쌀쌀해진 날씨가 따뜻한 커피 한잔을 생각나게 한다. 커피가 대세인 요즘 한 집 건너 커피숍이라고 할 만큼 예전과 비교해 그 수가 엄청나게 많이 증가했다. 코로나 19로 여러 업종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유일하게 커피숍의 수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그만큼 커피를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일 것이다. 커피숍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처럼 소비가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이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고 근사해 보여서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많은 수의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남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커피숍을 창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프랜차이즈를 통하는 것과 직접 상호와 메뉴를 개발해 운영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하는 방식은 본부 회사와 가맹계약을 맺고 가맹점으로 직접 운영하는 것과 땅과 건축물을 지어 본부 회사에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직영점으로 넘기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가맹점으로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커피숍을 개업하려는 장소 또는 건물이 본부 회사에 승인이 가능한 곳 인지 먼저 문의를 해야 한다. 본부 회사에서는 인근에 자사의 가맹점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상권 형성의 정도가 어떤지 임대건물 인지 여부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임대건물일 경우 가맹주의 임대료 부담이 있어 상권이 상대적으로 좋아야 가맹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직영점으로 본부 회사와 계약을 하려면 웬만큼 좋은 상권이지 않고서는 어렵다. 가맹계약을 맺고 개업을 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비용으로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된다. 기본적으로 세팅되는 주방설비와 가구 등은 필수 비용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마감 방식에 따라 절약할 수는 있으나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따라야 하는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를 통하지 않고 직접 커피숍을 운영하려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는 더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비용을 절약하고 본부 회사의 규제를 받지 않는 자유로움은 있지만 모든 것을 자신이 기획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하든 그렇지 않든 필자에게 커피숍 설계를 의뢰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상담해 드리는 내용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도심에서는 상가주택이나 상가건물을 건축하면서 1층에 커피숍을 운영하려는 경우와 넓은 대지를 확보하여 DT(드라이브 스루)점을 운영하려는 경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커피숍으로 사용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조화가 중요하다. 전체 건물의 모습도 일정 정도의 분위기가 나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 건물의 외관이 훌륭한 건물은 커피숍으로 임대가 잘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아울러 커피숍 내부와 외부공간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 대지경계와 건물 사이의 공간을 조경과 담장, 데크 등을 이용해 잘 디자인해야 한다. 도심 속에서는 주변의 환경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기분 좋게 밖을 바라볼만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DT점의 경우는 특별히 고려할 사항이 있다. 차량의 진·출입로 확보가 가능한지 여부와 픽업 대기 차량 동선의 길이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규모의 대지면적 확보 여부이다. 이런 이유로 DT점은 주유소가 폐업한 자리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차량 진입로와 출입로가 분리되어 있고, 충분한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지 크기를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DT점의 경우 1층 면적이 50~70평 2층이 70~100평 정도 되는 것이 보통이다.

도심 외곽의 풍광 좋은 곳에 대형 커피숍을 건축하여 운영 하려는 경우도 최근 많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 경우는 도심지보다 더 특색 있는 건축 공간과 외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넓은 주차장은 필수다. 차를 가지고 주말에 나들이 삼아 방문하는 곳이 되려면 좋은 커피맛 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풍광, 건축물, 콘텐츠가 잘 조합되어 있으면 성공은 보장된다. 어떤 용도보다 건축물의 질이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커피숍이다. 단풍의 계절 잘 만들어진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



조한묵 YEHA 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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