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애미술읽기] 자화상시리즈 7 - 프리다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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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애미술읽기] 자화상시리즈 7 - 프리다 칼로

정경애(미술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0-28 16:45
  • 수정 2022-01-03 08:53
  • 신문게재 2021-10-29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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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 Kahlo 'The Two Fridas' 1939년,
Oil on canvas, 173 x 173 cm, Museo de Arte Moderno, Mexico City.
많은 수의 사람들은 기억에 깊이 남아 있는 여성 작가로 멕시코 출신의 프리다 칼로(Frida Kahlo de Rivera, 1907~1954)를 떠 올린다. 소아마비와 버스사고로 인한 육체적인 고통, 유산과 남편의 외도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 등을 작품의 모티브로 상처 입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여과 없이 표현했기 때문이다.
일생에 걸친 몸의 생생한 고통과 내면의 불안함을 프리다는 55점의 자화상에 너무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내부의 장기가 튀어나오고, 부서지고 피 나는 몸을 보면서 혹자는 그녀를 초현실주의자라고 평했지만 "나는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난 나의 현실을 그린다."고 할 만큼 그녀의 삶은 현실이 그림처럼 참으로 처참했던 것이다.

이번 지면에서는 프리다의 자화상 <두 개의 프리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그림은 리베라와 이혼한 직후에 완성했는데, 남편의 지독한 여성 편력 탓으로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에서 겪었던 정서적 고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 속에는 멕시코 전통복장인 테후아나의 옷을 입은 프리다와 결혼 전 즐겨 입었던 현대적인 복장의 프리다가 등장한다. 둘은 손을 잡고 있고 벤치에 앉아 있다. 전통 옷을 입은 프리다의 심장은 찢어져 있고, 거기서부터 연결된 동맥은 프리다의 오른손에 있는 수술용 집게에 의해 잘려져 있다. 하얀 드레스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과다 출혈로 인해 그녀는 죽을 것만 같다. 요란한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은 프리다의 내적 혼란을 반영하듯 마치 폭풍전야처럼 불안하다.

반면 현대적인 복장을 한 프리다의 심장은 붉은색으로 건강하다. 왼쪽의 병든 심장에 피를 공급해 주고 있고, 왼쪽의 심장에서 나온 혈관이 오른쪽 프리다의 팔을 넝쿨나무처럼 휘감고 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독립적이고 당당해 보인다. 반면에 전통복장을 한 프리다는 남편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잃은 지금은 세상은 죽음과 같다고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워보인다.



프리다 칼로는 수많은 삶의 고통 속에서도 행복과 희망 그리고 영원한 인생을 염원했다. 그리고 멕시코를 대표하는 사회주의 운동가이자 예술가로 그리고 한 남성의 아내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우리는 그의 자화상을 볼 때마다 육체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마음가짐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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