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환 화백이 표현한 곡신불사...극사실풍에서 추상작품 작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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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 화백이 표현한 곡신불사...극사실풍에서 추상작품 작업 선언

'대전국제아트쇼2021'에서 곡신사유_응축과 팽창' 추상화 시리즈 10점 선보여

  • 승인 2021-10-28 16:46
  • 수정 2021-11-03 08:43
  • 신문게재 2021-10-29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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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 곡신사유_팽창 6호,2021
노자의 도덕경엔 곡신불사(谷神不死)라는 말이 나온다.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는다'는 뜻으로 가뭄으로 세상이 타들어가도 깊은 계곡은 마르지 않고 쉼 없이 흐른다는 뜻이다. 윤여환 화백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향한 그의 열정과 도전 정신은 쉼이 없다.

극사실주의 한국화 대가인 그는 최근 추상화에 빠졌다. 지난 28일부터 개최된 '대전국제아트쇼2021'에서 윤 화백은 '곡신사유_응축과 팽창' 추상화 시리즈 10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작품은 곡신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곡신은 골짜기 신이다. 지진으로 지형이 변화하는 과정에 산맥이 형성되고 골짜기 사이로 계곡이 흐르기 시작했다. 만물의 근원은 물에서 시작됐으며 노자는 산의 골짜기를 여성의 자궁에 비유했다. 이 점에 주목한 윤 화백은 "골짜기에서 계곡 물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응축된 에너지가 발산되고 팽창된다고 생각해 작품을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납작 붓을 사용해 캔버스에 물감을 찍고 힘을 빼는 방식을 통해 계곡이 흐르는 느낌을 그려냈고 여백을 통해 응축된 에너지가 발산되는 모습을 표현했다. 서양식 재료인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지만 형식이나 표현한 이미지는 지극히 동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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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 화백
이번 전시는 본격적으로 윤 화백이 추상작품을 그리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그동안 윤 화백은 극사실주의 동물화, 표준영정, 산수화 등 다양한 작업 시도를 해왔다. 1970년대부터 극사실주의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당시 윤 화백은 서양의 명암법을 따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동물화를 그려 큰 주목을 받았다. 한때 추상화를 그리기도 했으나 1990년대 염소를 소재로 한 '사색의 여행' 연작을 제작하면서 극 사실풍 회화로 복귀했다.

그는 다시 추상화 작품에 관심을 돌린 이유에 대해 "그림을 오래 그리다 보면 손재주에 의해서 붓이 마술처럼 움직이는 게 싫을 때가 있다"며 "붓이 그림을 그리게 나를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할 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화백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달려지는 것이 추상화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 작가는 정답을 내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번 작품도 작품의 이해도를 돕기 위해 글을 쓰긴 했지만 글 자체를 이해할 필요도 없다. 작품만 보고도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느낄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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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곡신사유_팽창5,2021
한편 윤 화백은 국전에서 4차례 특선해 초대작가가 되었고, 국전 운영위원과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유관순 열사 등 국가표준영정 7위를 제작했고 지난해까지 천주교 103위 순교표준성인화 6위를 제작해 인준을 받았다.

대전국제아트쇼2021는 대전미술과 해외미술의 교류와 만남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전 세계의 20여 개국에서 참여하여 다양한 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국제미술 박람회다. 윤 화백 작품 외에도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등 유명 화가 특별전과 청년작가 초대전, 원로작가 초대전, 독일 등 세계 20여개 국 작품과 국내외 유명작가, 지역 작가 10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행사는 대전 유성 골든하이컨벤션센터에서 31일까지 진행된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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