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괴정동청동기유적 일대 모습 |
괴정동 유적은 청동기 시대 후기 돌널무덤 유적으로 1967년 주민이 밭을 갈다가 우연히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검은간토기,세형동검,청동방울,거친무늬청동거울 등 17점이 출토됐고 청동기 유물 중 최고 수준의 유물로 평가된다. 특히 이곳은 대전에서 처음 유적 발굴이 진행된 곳이며 우리나라 최초로 청동기 세트가 출토된 곳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하지만 현재 괴정동 유적 터는 민간 소유로 양옥 건물이 세워져 있어 유물이 발견된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건물 앞에는 이곳이 유적지였다는 안내판만 설치돼 있는 정도다.
그동안 지역 역사학계와 문화유산 단체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인 만큼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문화재 지정이 어렵다면 유적 인근에 있는 빈 공터를 활용해 작은 역사공원을 만들어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내고 있다.
지역의 한 문화유산 활동가는 "괴정동 유적 일대 역사공원 조성은 지역의 묵은 과제가 돼 버렸다"며 "출토된 유물이 가장 이른 시기의 제작된 청동기 유물인 만큼 그 시대 대전지역의 청동기 제조 기술과 과학도시인 대전의 도시브랜드와 연계시켜 활용할 수 있는데 공원 조성이 아직도 추진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특히, 현재 괴정동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유적 역시 양옥 단독주택이 세워져 문화재적인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에선 주택가 한복판에 역사공원을 조성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주택가 한복판인 만큼 역사공원이 조성될 위치도 안 될뿐더러 안내판조차 소유주의 반대가 심해 간신히 세운 상황에서 역사공원 조성은 신중하게 논의해봐야 할 사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역사공원 조성보단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출토유물을 대전으로 들여오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지역의 한 학예사는 "출토 유물이 대전에 없으니 괴정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국에 있는 중요한 매장 문화재를 전부 가져가는 것은 문제이고, 대전서 출토된 유물부터 대전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역에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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