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대학가 모습. |
[중도일보 창간 70주년 기획-지방대학의 '길'을 찾다]
2. 대학의 몰락은 지역사회 붕괴
지역대학의 위기는 지역사회의 위기와 결부된다. 지역 대학이 무너지면 인구 감소는 물론, 지역상권의 붕괴도 가속화된다. 감소하는 인구 중 대학생이 많아진다는 점은 곧 지역사회의 위기로 꼽힌다. 지역 인재가 지역사회에 발을 디디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가뜩이나 수도권 쏠림 현상 등의 인구 유출에서 대학의 붕괴는 곧 도시 경쟁력도 악화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지방소멸 위기 지역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이상 40세 미만 청년 인구 1367만 명 가운데 55%에 달하는 745만 8000여 명이 수도권에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의 사회적 유입이 수도권 인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20대 증가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20대 인구 순증 규모는 2010년 5만 3701명에서 지난해 8만 1442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상위권 대학 진학과 구직 활동이 원인으로 꼽혔다. 즉,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 대학에서 브랜드 가치를 적립해 지역 인재를 확보해야 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대학이 위기가 이어진다면, 대전 인구에도 타격을 받는다. 대학알리미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대전권 4년제 대학의 전체 재학생 수는 평균 1만여 명에 달한다. 충남대 1만 4257명, 한남대 1만 1091명, 배재대 8398명, 대전대 8979명, 목원대 7592명, 한밭대 8789명, 우송대 9746명 등이다. 대학이 문을 닫고, 각 대학의 학생이 빠진다면, 결과적으로 인구 감소는 물론, 지역 경제에 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대학이 문을 닫으면 지역 상권의 붕괴도 가속화된다. 대전에서 아직 폐교한 대학은 없지만, 전국 곳곳에선 폐교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18년 폐교한 남원 서남대는 폐교 이후 인구가 2년 만에 1500명이 감소했다. 또 지난해 부산의 한 대학도 지난해 8월 폐교했는데, 상권이 초토화돼 밤에 사람이 안 다닐 정도다.
코로나19 상황 속 학생 유동인구가 줄어든 현재의 모습보다 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상인들은 인근 상권의 경우 대학생이 주 고객인데, 대학이 없어지면 인근 상점가는 사실상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공인중개사협회 서용원 대전지부장은 "대학은 인근 상권에 많은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상황만 봐도 공실이 태반이고 경매 물건도 많이 나왔다"며 "대학가의 경우 수요층이 대학생인 만큼 학교가 빠져버리면 당연히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고, 대학이 흔들리면 주변 원룸촌, 상권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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