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거주 이주민 수는 늘고 있지만 편견과 무관심 여전해

  • 문화
  • 문화 일반

대전 거주 이주민 수는 늘고 있지만 편견과 무관심 여전해

대전 거주 이주민 수 2016년부터 꾸준히 늘어
이주민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그들의 문화를 무시하는 시선 많아
행정의 무관심으로 비자 연장 문제 발생하기도

  • 승인 2021-10-24 11:43
  • 수정 2021-10-27 09:03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11024_104154039  dd
대전역 인근 이주민 운영 식당
대전에 거주하는 이주민 수가 점차 늘고 있지만 편견과 행정적인 불편함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이주민이 적지 않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민 유입 역사가 40년이 돼 가지만 편견 어린 시선과 무관심이 여전한 만큼 지역의 문화다양성 첫걸음은 이주민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대전문화단체 '공간 구석으로부터'가 법무부 지역별 등록외국인 현황과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 통계를 재구성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전의 이주민(체류외국인, 결혼이민자, 유학생)은 1만 8915명이다. 지난 2019년엔 2만 1128명, 2018년 2만 202명, 2017년 1만 9448명, 2016년 1만 8958명으로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이주민 수가 줄었지만 2016년부터 대전에 거주하는 이주민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대전에 이주민이 많아지는 이유는 대전이 교통의 중심지로서 인근 지역의 이주민들이 모이기 좋고 충남대, 우송대, 카이스트 등 대학의 유학생 신분으로 들어오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대전역 부근에서 이주민이 운영하는 점포는 2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주민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특히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출신 이주민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거나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인식에 마음의 문을 닫은 이주민들도 많다.

그동안 대전의 이주민 현황을 조사해 온 이혜영 문화연구자는 "가난한 나라 출신의 결혼이민자라는 편견에 빠져 동남아 출신 이민자들을 동정하는 한국인들이 많지만 그들도 대전에서 무역 사업을 하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며 "술을 먹고 여성 이주민에게 행패를 부리는 이들도 많아 대전의 이주민 운영 점포 중에는 한국 손님을 받지 않는 식당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식의 이주민들의 고유 문화를 무시하고 우리나라 문화에 동화되길 원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로 대전의 한 캄보디아 식당 운영자는 "캄보디아는 식당마다 노래방 기기가 있어 밥을 먹으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일상적인 문화지만 한국 손님들이 불편하다고 눈치를 주면서 더는 한국 사람들을 받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행정적인 불편도 한몫한다. 대전에서 네팔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주민은 학생 비자에서 비즈니스 비자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행정의 무관심으로 4개월 동안 비자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전은 그동안 이민자와 선주민 간의 접점이 없었을뿐더러 다문화와 관련된 정책적 관심 부재로 다양한 다문화 담론이 형성되지 못했다고 말한다. 최근 문화다양성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대전의 문화다양성의 첫걸음은 이주민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류유선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주민들이 복지혜택을 받는 사람이거나 내국인들의 직장을 빼앗는 사람이 아닌 이 지역의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일부인 만큼 지역민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대전에 이주민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2. 아산시가족센터 둔포분원, '둔포유(ForU)' 성료
  3. 순천향대, 'SW 명문중학교 만들기' 큰 성과
  4. 아산시, 2024년 응급의료 유공 최우수기관 표창
  5.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