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한세화 기자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충청권에서 8만3185명이었다. 대전 의원에서 우울병 에피소드(질병코드 F32), 재발성 우울병 장애(F33) 등을 진단받은 환자 수를 추출한 결과다.
대전의 우울증 환자는 2018년 1만9850명에서 지난해 2만2631명으로 2년 사이 14% 늘어났고, 환자 1명이 우울증으로 연간 의원을 찾는 내원 일수도 같은 기간 8일에서 8.4일로 증가했다. 같은 기준에서 충남은 2만3828명에서 2만7825명으로 16.7% 늘었고, 충북은 1만9772명에서 2만3325명으로 17.9% 증가했다. 세종은 3932명에 그치던 환자가 지난해 6427명으로 63% 증가하고, 연간 진료를 받는 횟수도 6.3일에서 7일까지 늘었다. 또 지난 6월 말까지 충청권에서 우울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6만3555명으로 이는 전년대비 79%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올 연말에는 전년도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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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35개 시·군 중에서는 대전 서구와 천안 서북구, 청주 흥덕구에서 20~30대 여성에게서 진료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서는 병원이 모여 있는 서구에서 환자와 내원 일수 증가가 다른 자치구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대전 서구에서 우울증 진료인원은 지난해 9968명으로 2년 전보다 17.2% 늘었고, 20~29세 연령의 여성 내원환자가 2018년 999명에서 2019년 1290명 그리고 지난해 1624명으로 62% 증가해 대전평균을 4.4배 웃돌았다. 다만, 환자 수 기준은 해당 진료를 담당한 의원의 소재지로 환자의 거주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천안 서북구에서는 20대 남성 내원환자가 2018년 218명에서 지난해 369명으로 2년간 69% 늘어날 때 같은 지역 20대 여성 내원환자는 2018년 416명, 2019년 532명 그리고 지난해 858명으로 106% 증가했다. 청주 흥덕구에서도 10대 여성 내원 환자수가 2년 사이 37% 늘었고, 20대 여성 115%, 30대 여성 58% 증가해 같은 지역에서 10대 남성 환자 23%, 20대 남성 42%, 30대 남성 19%를 크게 넘어섰다. 충남 예산과 당진에서도 10대~30대 여성에게서 진료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지역격차 큰폭 확대
우울증은 시·군에 거주하는 60대 이상의 고령 남성에게도 지역 평균 이상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충남 부여군은 60~79세의 남성 환자가 2년 전보다 64% 늘고 진료일수는 연평균 6일에서 7.7일까지 증가했는데 같은 연령대의 여성의 환자 증가율 66%, 6일→7.5일에 육박하거나 더 많았다.
충남 예산에서는 지난 2년간 우울증 진료환자가 4배 늘어나고 연간 진료일수는 4.4일에서 6.4일까지 늘었는데 사회적 현상인지 또는 정신보건 정책에 따른 변화인지 연구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같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충남 서천과 청양, 공주, 보령 논산 그리고 충북 보은, 음성에서는 우울증 환자가 2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계룡시와 괴산군, 단양군은 연간 내원환자 수가 100명 미만으로 오히려 우울감을 토로하고 진료할 정신과 의료기관이 부족한 게 아닌지 검토가 요구된다.
대전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이 총량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내적으로 20~30대 여성에게서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다"라며 "코로나블루의 가족 구성원들의 스트레스가 여성에게 전가되는 것은 아닌지, 지역에 고용불안이 있는지 지자체 차원의 정신건강 분석과 정책이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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