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자동화재속보설비 오작동 개선대책 시급하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자동화재속보설비 오작동 개선대책 시급하다

황재동 유성소방서장

  • 승인 2021-10-24 10:35
  • 신문게재 2021-10-25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유성소방서장 기고문 사진
황재동 유성소방서장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전열기, 가열기구 등 열원을 많이 사용하게 됨에 따라 화재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계절을 앞두고 일선 소방서에서는 화재대응을 위한 대책에 더욱 부심하게 된다. 화재·구조·구급을 비롯해 생활안전 영역까지 현장에 출동하여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서는 구조나 구급출동의 경우 구조대, 구급대가 각각 출동하여 해결하고 돌아오기도 하지만, 화재의 경우는 화재진압대와 더불어 구조대, 구급대까지 총출동하게 된다. 현장에 사상자, 고립된 요구조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인력과 장비의 투입이 필요한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대게는 거주자나 목격자가 전화로 신고하여 119종합상황실이 이를 접수하고, 현장 최인근 소방서에 지령하여 긴급출동하게 되지만, 소방법령이 정하는 일정한 규모·용도의 특정소방대상물의 경우는 화재 발생시 119종합상황실에 자동으로 신고하는 자동화재속보설비 시스템을 갖추도록 의무화하여 이에 따라 소방서가 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일전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전국 자동화재속보설비 화재신고 32,764건 가운데 32,685건이 오작동으로 출동해 소방서 출동의 99.8%가 헛걸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소방청이 제출한 지난 10년간의 통계에서도 실제 화재일 확률은 0.2% 내지 0.6%에 불과하여 이에 대한 개선대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화재 긴급신고에 따라 어떠한 지령에도 출동해야 하는 현장 대원은 막대한 소방력의 낭비라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더욱이 이 시간에 다른 곳에서 실제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재속보설비는 소방시설법령상의 설치 의무자가 특정소방대상물에 적법한 적응설비를 설치·관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화재신고 시 소방서가 대응하기 때문에, ①신뢰도 높은 감지기 및 전달체계를 위한 기술개발과 그 기준, ②현장대응 조직의 반응, ③설비 시스템 설치·관리의 주체라는 세 가지를 모두 살펴보아야 바람직한 개선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고신뢰 설비 시스템의 개발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기준 제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므로 인력·예산·기회의 낭비를 막기 위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머지 두 가지와 관련하여 바람직한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현장대응 조직의 반응 측면에서,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 접수 시, 오작동을 미리 예단하는 이른바 "늑대다!" 반응을 지양하고, 현장대응 소방력 운영지침대로 출동력을 편성하여야 한다. 또한, 일정 횟수 이상 반복적으로 오작동 신고를 발생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 대해서는 대상물과 관계자를 심층적으로 관리하여 이를 시정하도록 적극적으로 행정 개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설비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주체로서 소방안전관리자가 평상시에는 시스템의 모든 감지설비를 항시 감시 모드로 운영하다가 화재경보 시 초기대처 요령에 따라 오작동 감지지점 현장 확인 및 오보에 대한 정정신고와 더불어 자발적인 시스템 운전능력을 갖추어 소방기관에 협력한다면 소중한 자원의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당장에 있어 이 문제의 가장 시급한 개선책으로는 소방안전관리자가 초기대응요령을 충실히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모습을 바란다고 저절로 그 모습이 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소방안전관리자가 자신의 관리대상물에 대한 화재안전의 책임이 있지만, 화재가 일상적으로 매일같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오작동 경보가 울리면서 거주자가 불편해할 것을 염려하여 설비를 꺼두게 되는 사례도 있다. 119종합상황실에서 자동화재속보설비의 평상시 로그(log)정보를 실시간 저장, 감시함과 동시에, 소방안전관리자에게 즉시 역통신 확인하는 쌍방향 통신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즉각성과 책임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미국에는,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NENA(National Emergency Number Association)가 있다. /황재동 유성소방서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