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한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 문화
  • 문화 일반

문화로 한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오는 30일 대전프랑스문화원 '앙트로뽀'에서 로르마포 판소리 공연
오늘부터 대흥동 인터뮤직홀에서 '대전 원도심 속 이주민 공간을 담다' 전시

  • 승인 2021-10-21 16:46
  • 수정 2021-10-21 18:56
  • 신문게재 2021-10-22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0210930_103807
문화단체 '구석으로부터'가 대전의 이주민을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한국은 단일민족이다'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2005년 우리나라는 외국인, 결혼이주여성이 증가하면서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현재 국내 이주민 수는 2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나라에 살고 있음에도 재한 외국인은 가깝고도 멀게 느껴진다. 문화는 시공간에 여러 형태로 나타나듯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언어와 인종을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공연과 전시가 대전에서 열린다.

Laure 2 (1)
프랑스인 소리꾼 로르마포 씨 모습
▲ 프랑스인 소리꾼 로르마포 판소리 공연=카메룬 출신의 프랑스인이 노래하는 판소리 한마당이 대전서 열린다.

오는 30일 오후 4시 대전프랑스문화원 '앙트르뽀'에서 열리는 로르마포 씨의 판소리 공연이다. 소리꾼으로 활동한 지 4년 차인 그는 '단가 : 사철가'와 '판소리 흥보가-흥보가 놀부에가 맞는 대목' '판소리 춘향가-사랑가 대목'을 선보인다.

6년 전 프랑스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던 로르마포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인 민혜성 명장의 공연을 보고 판소리에 매료돼 한국에 왔다.



34세라는 늦은 나이에 한국에 와 민혜성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운 로르마포 씨는 판소리 실력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프랑스 엘리제공에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2019년엔 제24회 전국판소리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다.

로르마포 씨에게 판소리는 '음악테라피'다. 그는 "판소리를 통해 받은 치유와 안정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내면의 한을 밖으로 표출해 소리로 표현하는 것은 그에게 긍정적인 힘이 됐다.

그는 판소리의 대중화도 고민한다. "판소리를 공부하고 있지만 K-POP 공연에 비해 판소리에 대한 홍보와 정보는 부족하다"는 로프마포는 "전통 음악에 대한 교육과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공연도 대전 시민들에게 판소리의 매력을 알렸으면 하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KakaoTalk_20211012_145831982
문화단체 '구석으로부터'가 대전 지역 이주민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 자료는 대흥동 인터뮤직홀에 전시된다.
▲ 대전 원도심 속 이주민 공간을 담다= 대전 원도심의 이주민 공간을 영상과 글로 담은 전시회가 오늘부터 열흘간 대흥동 인터뮤직홀에서 열린다.

전시 주관 단체인 '구석으로부터'는 지난 6월부터 6개월 간 대전 지역의 이주민 공간 탐색을 시작해 실제 이주민들이 사는 곳에 찾아가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대전 역 앞 인쇄거리와 중앙 시장 인근에는 주말이면 다양한 이주 배경을 가진 외국 이주민들이 모인다. 특히 이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나라 별로 다양한데 베트남 식당 8곳 외에도 할랄(halal : 식물성 음식과 해산물, 육류 중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공해 이슬람교 신자들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 음식점 2곳, 캄보디아, 네팔 음식점 등 이주민 운영 식당만 원도심에 20여 곳에 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골목마다 위치한 점포의 특징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된 이주민 공간 지도를 비롯해 각 점포에 방문해 이주민들을 인터뷰한 기록이 담긴 영상과 텍스트, 보고서 등을 선보인다. 네팔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 '룸비니'와 인도네시아 식당 '발리레스토'에서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드리는 이슬람교 신자들의 모습도 담았다.

주관단체 구석으로부터의 기획자인 서은덕은 "이주민들로 시작된 도시 대전에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이웃이 아닌 것은 아니다"며 "원도심 곳곳에 이국의 언어로 적힌 간판이 늘어나고 우리의 이웃 카테고리도 넓어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어디서 온 누구와도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포용력 있는 마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2. 아산시가족센터 둔포분원, '둔포유(ForU)' 성료
  3. 순천향대, 'SW 명문중학교 만들기' 큰 성과
  4. 아산시, 2024년 응급의료 유공 최우수기관 표창
  5.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