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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동용 국회의원이 학교 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5620개 학교 중 시·도별로 204개 학교의 학생생활규정을 표본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적 학생생활규정이 여전했다. 속옷·스타킹 및 양말 등 용의복장규제 규정을 명시한 학교는 40%인 82곳, 사전 동의 없는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일괄수거 등 교내생활규제 규정을 명시한 학교는 73%인 149곳이었다.
대전의 모 중학교는 '여학생은 살이 비치지 않는 검정색 스타킹을 신는다. 단 일기에 따라 검정색 스타킹 또는 살색 착용을 허용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복장 규제를 두고 있었다.
등교 즉시 휴대전화를 제출해 일과 시간 동안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휴대전화 일괄수거 규정을 통해 교내 생활 규제를 하는 학교도 있었다.
또 다른 중학교에서는 '학교에 휴대폰을 가지고 올 경우 반드시 제출하며 미제출 시 담임교사가 1회 때 3일간 보관, 2회 적발 시 학부모 상담 후 7일간 보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18년 '학교생활에서 학생 인권 증진 위한 권고'를 통해 각 시도교육청에 각급 학교 규칙 정기모니터링 실시, 모범 규칙 발굴 및 각급학교, 학생 인권 권리구제 전담기구 설치 시행 등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권위 권고사항에도 불구 이행을 하지 않는 등 학교현장은 여전히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시·도교육청별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현황(9월 기준)을 살펴본 결과, 대전의 경우 모범규칙 발굴 및 시행 여부, 학생 인권 권리구제 전담기구 설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세종 역시 모범규칙 발굴 및 시행 여부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동용 의원은 "여전히 대다수 학교가 교복 길이, 염색 파마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육현장이 학생을 관리하는 대상이 아닌 자율성을 지니고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주체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장은 "일선 학교에서도 이러한 시대 흐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학교장이 직권으로 규정을 개정하는 게 아닌 만큼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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