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위상 위한 중앙정부 차원 행정·재정지원 절실
주변 도시 인프라 활용도 필요
2012년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했다. 세종시는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행정수도 건립 계획에 따라 탄생했다. 행정수도는 '국가 정치·행정의 중추 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뜻한다. 지나친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격차와 국토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국가의 정체성·일체성 강화를 위해 세종시는 조성됐다. 내년이면 세종시는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세종시는 정부기관 및 국책기관의 이전, 주택 12만호 공급, 의료·복지·학교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인구 37만명 도시로 성장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행정수도 완성, 주민자치 실현, 스마트시티 조성 등 세종특별자치시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 100년을 함께 준비해보자.<편집자 주>
세종 중앙공원. 사진제공은 세종시 |
관광산업은 흔히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린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최근 지자체들이 앞다퉈 노력하는 분야다.
사실 세종시는 관광 불모지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범한지 10여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조치원 등 원도심 주변으로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만, 타 도시에 비교해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천혜의 자연환경이나 국보급 문화재 등 확실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지 못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보면 행정수도는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편이다. 호주의 행정수도 캔버라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원도시다. 워싱턴DC는 박물관이 밀집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캐나다의 행정수도 오타와도 오래된 건축물과 이름난 박물관, 미술관으로 관광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 세종호수공원을 비롯해 국립세종수목원, 세종중앙공원, 조만간 준공 예정인 보행교까지 포함됐다.
세종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인공호수로 주목을 받고 있고, 금강 보행교 조성도 관광 활성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심 내 첫 국립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이 문을 열어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전국에 국립공원과 국립수목원이 잘 조성돼 있어 경쟁력이 높지 않다. 박물관 단지가 예정돼 있지만, 서울을 비롯해 경주, 부여, 공주 등 유적지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 이들 박물관 단지와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행정수도'를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확정되고,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전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찾아 보고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의 파격적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 역사가 짧은 만큼 공주 등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도 중요하다. 충청권 전체와 연계한 관광 콘텐츠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역사나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다면 충분히 장기적인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현재 세종시 신도심에서 영업 중인 숙박시설은 지난 4월 어진동에서 문을 연 '베스트웨스턴플러스세종 호텔' 정도다. 현재 조성 중인 머큐어 엠배서더 세종호텔, 신라스테이가 들어서면 세종시에서의 관광은 물론, MICE 산업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호텔이나 리조트 시설이 없으면, 주변 도시인 대전, 부여, 공주, 천안, 청주에 관광객을 뺏길 수 밖에 없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은 조성된지 10여년 밖에 되지 않아 관광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단기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현재는 인프라가 갖춰진 주변 도시 연계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치밀한 계획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최대', '최고' 수준의 자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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