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창간 70주년 기획-지방대학의 '길'을 찾다]
1. 칼바람 부는 위기의 대학들
2. 대학의 몰락은 지역사회 붕괴
3. 특성화로 무장한 타 시도 대학들
4. 선진국 대학, 어떻게 극복했나
5. 정부·지자체 공동 지원책 필요
대학의 예견된 위기가 현실화됐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으로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학은 생존 기로에 섰다.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에서 변하지 못한 대학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풍전등화' 위기의 지방대학. 이들은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중도일보는 '지방대학의 길을 찾다'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현재의 위기에 봉착한 대학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자구책을 마련해 존립하고 있는 국내·외 대학의 모습, 위기의 대학을 기회로 바꾸는 해법 등 모두 5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칼바람 부는 위기의 대학들
인구 급증 세대인 베이비부머가 대학에 입학한 1980년대와 1990년대 지역 곳곳에서는 대학 설립을 통해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제 인구절벽으로 인한 신입생 수 급감이라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본격적인 '신입생 부족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학 알리미 공시에서 2021학년도 대학 및 전문대 시·도별, 권역별 입학자 수를 비교한 결과, 대전은 2020년 1만 9212명에서 1만 8368명으로 844명이 감소했다. 충남은 2만 9636명에서 2만 8950명으로 686명이, 충북은 1만 7357명에서 1만 6039명으로 686명이 각각 줄었다.
매년 줄어드는 입학자 수의 원인은 당연하게도 감소하는 학령인구에서 기인한다.
사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정원 미달은 20년 전부터 예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출생율이 떨어지면 19년 후 대학 입학자원이 감소하는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출생자는 63만명에서 그 다음해인 2001년 55만 명으로, 2002년에는 49만명으로 급감했다.
결국 올해에는 같은 지역의 거점대학 역할을 하는 규모가 큰 사립대 곳곳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가 나와 혼란에 빠졌다.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 소재 4년제 대학들은 2021학년도 입시 결과, 수시와 정시를 거쳐 추가 n차 모집까지 진행 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신입생 충원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던 일부 대학들 역시 편입이나 재수 등으로 빠져나갔다. 학령인구 급감은 전국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그에 따른 위기는 지방대를 집중적으로 타격한 셈이다.
특히 매년 초·중·고교 학생 감소세가 뚜렷한 대전에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지방대학의 몰락'이라는 악순환은 가속화되고 있다. 더욱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우세한 수도권행을 선택해 지방대학들의 존립 여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 입학을 위한 수능 지원자가 줄어들면 대학 입학자 수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런 현상을 지금부터라도 개선하지 않으면 지역 대학들은 크게 위축되거나 고사하고, 수도권은 더욱 파괴적인 경쟁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대학의 위기가 한두 해 만에 해소될 위기가 아닌,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위기의 출발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대학의 '생존 플랜'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에 대한 특성화 확립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대학들이 운영 전반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충원율 저하가 계속될 경우 생존의 위협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성용 한남대 학생복지처장은 "지난 입시를 보면 대부분의 지방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부에서는 이런 대학에 대해 기본역량평가를 통해 지원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며 "대학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이 없으면 아무리 자구노력을 해도 지역 대학들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다"고 우려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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