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대부분이 공개채용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악조건 속에서 대학생들이 설 곳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 재학생과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구직 의사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5.3%는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상태였다.
구직 활동 여부에 대해 '거의 안함'(33.7%), '의례적으로 하고 있음'(23.2%), '쉬고 있음'(8.4%)이란 답변이 이어졌다. 사실상의 구직 단념자로 분류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9.6%로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서'란 응답이 64.9%로 가장 많았다. 또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58.6%에 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업 과정 어려움을 묻는 질문엔 29.3%가 '채용 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 경쟁 심화'를 꼽았다.
문제는 채용 기회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곳이 많아지고 있다.
취업포털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만 공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엔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SK의 경우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지만, 내년부터 기조를 바꿔 수시채용에 나선다.
현대자동차, LG, 롯데에서도 일부 계열사별로 9~10월 중에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전처럼 대학생들의 졸업 시즌을 고려해 전 계열사가 대규모 공채에 나서는 풍경은 없어져, 취업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업계별 상황도 같다. 한국무역협회가 무역업계 구인기업 773개사, 구직자 21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무역업계 인력 채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6%가 수시 채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채용은 4%에 불과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좁아지는 취업문 속에서 청년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며 "기업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제고 등으로 기업의 고용 여력을 확충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