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사진 데이터베이스(DB)에는 수십 년 동안 보도용으로 촬영된 충청권 곳곳의 역사가 저장돼 있다. 필름을 현상해 스캐너 작업을 거친 사진은 물론이고 항공촬영 등으로 전체 풍경을 담아낸 역작도 많다. 중도일보 DB에서 '갑천'을 키워드로 검색해 주요 사진을 골라봤다.
사진 속 갑천은 오롯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사계절 내내 시민들이 찾아왔고 행복한 웃음들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하게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로 갑천의 현재 모습으로 갖추게 됐다. 갑천으로 과거 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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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촬영된 갑천과 미호천이 합강되는 지점. 왼쪽이 갑천 오른쪽이 미호천이다. 사진=중도일보 DB |
갑천 사진을 검색하면서 혹시나 있을까 하며 했던 사진은 하천과 하천이 만나는 구간인 Y-ZONE을 담은 모습이다. 연도별이 아닌 검색어에 따라 정렬하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에서야 이 사진을 만났는데, 갑천이 흘러와 미호천과 만나는 구간의 경계가 완벽하게 담겼다. 2009년 7월 촬영된 사진으로 오른쪽에서 굽어져 들어오는 미호천과 왼쪽에 직선으로 흘러온 갑천과 만난다. 사진은 어디에서 어떻게 촬영됐는지가 상세히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구도상 헬기 촬영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2009년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착수되던 시점으로 충청권에서는 2조4000억 원이 투입돼 금강 살리기가 맞물려 진행됐다. 그러나 금강 살리기는 물이 잘 흐를 수 있도록 친수 구역 중심의 개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고, 오염된 지천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컸다. 그럼에도 정부는 사업을 강행했고, 기름이 유출됐고, 보는 깨지는 등 일련의 논란이 파생됐다. 금강을 지키기 위한 종교계, 학계, 정치계, 시민사회단체의 시위가 이어졌다. 그 후 정권이 교체된 후에야 금강의 수문이 열렸고, 금강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기 위해 정화의 시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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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30일 금강살리기 11공구(갑천1지구)하천정비공사가 한창인 갑천의 4대강 금강살리기 편입(국토청 발주) 공사기간 2009년 3월 부터 2013년 2월 까지 공사가 진행된다.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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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촬영된 부채꼬리바위딱새. 짙은 회청색 몸에 주황색 꼬리가 인상적이다. 사진=중도일보 DB |
2010년 3월 국내에서는 미기록종인 '부채꼬리바위딱새'가 갑천에 나타났다. 갑천에 둥지를 틀었다는 희귀 조류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갑천은 이른바 조류 탐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부채꼬리바위딱새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장사진이 펼쳐진다. 국내에서는 2006년 1월 대전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신안군 흑산도, 홍도, 광주, 제주 서귀포, 경남 진주에서 차례로 관찰됐다. 아름다운 외형처럼 예쁜 소리를 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갑천은 생명의 보고답게 수많은 생물 종(種)이 살고 있고, 계절마다 찾아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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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사진=중도일보 DB |
사진 왼쪽은 2011년 7월 13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불무교에서 발견된 '맹꽁이'다. 맹꽁이는 환경부 멸종위기종(2급)으로 전국 저지대에 분포하는데 땅속에 숨어 지내다가 야간에 주로 활동한다.
갑천에는 맹꽁이 서식지가 두 곳이다. 문평목교와 불무교 일대로 자연생태습지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알에서 1~2일 후면 올챙이가 되고 12~15일 만에 성체가 된다. 맹꽁~ 맹꽁 운다고 해서 맹꽁이다.
이 밖에 갑천에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우리나라 대표 텃새인 해오라기 등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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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3일 갑천에서 촬영된 천연기념물 201호 고니. 고니는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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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28일 갑천에서 먹이를 잡고 있는 해오라기.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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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 2일 갑천에서 카누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 사진=중도일보 DB |
여름과 겨울의 갑천은 시민들에게 즐거운 놀이터였다. 수상스포츠는 물론이고 낚시, 얼음이 얼면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기도 했다. 특별한 놀이시설이 없던 그때 누릴 수 있었던 낭만이었다.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은 2012년 개장하고 도심천을 활용해 수상레저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어 개장 시기마다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였다. 스텐드업패들보드, 레저카누, 용선, 페달보트가 주요시설이다. 지난해부터는 유료로 변경됐다.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갑천은 주로 수상 종목 훈련과 수상스포츠 대회가 열렸다. 갑천은 대전 3대 하천 가운데 가장 폭이 넓고 레이스 경기에 유리한 직선 코스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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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12일 전국의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이 인력선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기량을 겨룬 '제8회 인력선축제' 모습.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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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5일 대전.충남지역에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13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날씨를 보였으나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얼어 붙은 갑천에 나와 미끄럼을 타고 있다.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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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19일 대전 충남 아침최저기온이 대전 영하15.8도, 천안 17.2도를 기록하며 올겨울들어 가장추운날씨를 보인 18일 동장군이 몰고온 한파로 결빙된 대전시 갑천에서 주말 나들이객들이 쏟아지는 눈 속에서 썰매를 타고 있다.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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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2일 대전.충남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11일 119구조대원들이 대전시 갑천 만년교 아래에서 불어난 물살에 떠내려온 차량의 운전자 탑승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중도일보 DB |
갑천은 대전시민에게 희로애락의 공간이기도 했다.
여름에는 주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는데, 호우경보에 불어난 물살에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고, 물살에 실종한 인명을 찾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하천은 녹조와 관련된 지적이 많다. 일부 구간은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 녹조가 발생하고 악취가 난다. 녹조는 특히 여름철 주로 발생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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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16일 갑천에 녹조가 발생했다.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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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18일 한일월드컵 한국과 이탈리아 경기가 열렸다. 이날 시민들은 갑천에서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사진=중도일보 DB |
갑천은 축제의 공간이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갑천에는 붉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보여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사진을 보면 갑천 좌우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고 초록 잔디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파가 모여들었다.
갑천을 무대로 국내 최대 수상뮤지컬이 열리기도 했다. 뮤지컬 제목 또한 '갑천'으로 탄방동 일대에서 발생한 고려시대 망이·망소의 난을 소재로 한 공연이다. 가로 200m, 높이 20m의 고려성, 출연진 1000명, 투입된 뗏목만 100대, 관람객은 첫날만 2만 명에 달해 야외극장 역할에도 손색이 없는 갑천의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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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4일 국내 최대의 수상뮤지컬 '갑천'이 갑천에서 열렸다. 사진-중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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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5일 갑천 물놀이장 모습. 당시 하천을 임시로 막아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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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5일 촬영된 갑천 가동보. 사진=중도일보 DB |
갑천 가동보는 하천의 수위 및 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이다. 가동보는 호우시 하천 범람을 최소화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돼 있어 주변 환경이나 생태계에는 위험 요소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대전시는 209년 대전전국체전을 앞두고 가동보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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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진 설명에 의하면 2009년 11월24일 개통될 자전거 전용도로 갑천 만년교와 신탄진 신구교 14.5km구간의 공사가 국비28억을 비롯해 총공사비 80억이 투자돼 완공됐다고 했다. 이어 3대 하천 123km자전거 전용도로 1단계구간인 이도로는 3.5km마라톤 국제공인규격으로 설계 됐다고 상세히 적혀 있다. 사진=중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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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16일 갑천과 우안도로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
왼쪽 갑천과 오른쪽 유등천이 흘러와 Y-ZONE으로 합쳐지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다. 14년 전의 모습으로 사진 오른쪽은 현재 한밭수목원 일대로, 완공 전의 모습이다. 한밭수목원은 2005년 공사를 시작해 2008년 완공됐다. 엑스포교 오른편에는 한빛탑이 있는데 사진에는 담기지 못했다.
갑천은 대전시민의 추억과 대전시의 발전과 줄곧 함께해온 지역의 대표 하천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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