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애 문화읽기] 자화상6-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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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애 문화읽기] 자화상6-고갱

  • 승인 2021-10-14 15:56
  • 수정 2021-10-21 11:07
  • 신문게재 2021-10-15 1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rhrod
Paul Gauguin 'Portrait of the Artist with the Yellow Christ' 1891년, 38 x 46cm, Musee d'Orsa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은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페루행 여객선에 오르지만, 페루에 도착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배 안에서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 페루에서 시작된 고갱의 어린 시절은 매우 가난했고,프랑스로 다시 돌아온 후 고갱은 선원이 되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주식 중개인이 된 그는 취미로 그림수집과 그림 그리기를 하면서 30대 중반까지 윤택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전 유럽을 강타한 경제공황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는데, 아마추어 화가에서 전업 화가가 된 것이었다.

이때부터 고갱의 고단한 삶은 시작되는데, 첫째로 고갱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한 아내가 자식들을 데리고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홀로 남겨진 고갱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방랑의 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지상낙원이라 믿었던 타히티까지 가게 되었다. 하지만 부푼 희망을 안고 도착한 타히티는 그가 상상하던 원시적인 순수한 자연의 섬이 아니었다. 결국, 타히티에 만족하지 못했던 그는 더 원시적이고 순수한 곳을 찾아 마르키즈로 들어갔고, 거기서 파란만장한 삶을 쓸쓸하게 마무리했다.



고갱은 생전에 몇 점의 자화상을 몇 점 남겼는데, 소개할 자화상은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이다. 1891년 타히티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으로, 이 자화상에는 3개의 자화상이 함께하고 있다.

화면 중앙에는 심한 메부리코를 한 고갱이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왼편에는 1889년 브레타뉴의 퐁타방에 있을 때 그곳 트레말로 성당에 있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그린 <황색 그리스도>가 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인류를 구원한 예수처럼 아무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지만, 화가로서의 내 소명을 다하기 위해 인생을 바치겠다는 의도로 넣은 것이다.

오른편의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자화상 항아리'는 자신의 야만성과 꾸밈없고 거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한 나무로 조각 작품이다.

따라서 이 그림에는 등장하는 세 가지 얼굴은 화가 자신의 다양한 인격적 측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의 예술에 대한 강한 의지와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호를 받고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술의 구원자로서의 자신의 소명을 말하고 있다.

고갱의 예술은 그의 영혼의 산물이다. 그가 100여 년 전에 던진 삶과 죽음, 인간의 욕망에 대한 물음은 20세기에 등장하는 탈전통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21세기 소비사회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과 죽음과 욕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미술사칼럼니스트 정 경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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