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청년들이여 힘을 내시오, 아무리 어렵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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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청년들이여 힘을 내시오, 아무리 어렵더라도

유낙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장

  • 승인 2021-10-14 09:36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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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낙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장
지난주 토요일에 저는 대전에서 태백의 예수원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익숙한 길은 주말 휴가로 차가 많아서 처음 가는 길로 예수원을 가니 수월한 차로였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더 주의해서 운전을 하였고 동양산수화를 보듯이 여유로운 운전이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유난히 표지판에 의지해서 운전하게 되었고 적절한 곳에 있는 표지판 덕분에 이를 보면서 예수원에 잘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학교에서의 배움을 마치고 사회에 나온 청년의 두려운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바와 방향도 모른 청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동안의 배움도 있고 열정도 있는데 사회에서의 첫 걸음이라 어색하기만 한 청년입니다. 새로운 삶을 맞이할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청년의 모습이기에 때로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할 때도 있는 청년입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할 청년의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두려운 마음이 사라진 희망찬 청년의 걸음걸음이기를 빌었습니다.

정치력이 부족하고 경제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청년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협소하지만 창조적인 열정만은 누구보다도 강력한 청년임을 사회 전체 구성원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어른으로 어떤 말을 주로 사용하는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한 가지만 집중해서 파다보면 길이 열릴거야. 어른들의 얘기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해. 이것저것 두리번 거리지 말고 한 번 결정되면 거기에 집중해서 달려가 봐." 이는 계획경제개발시대에 필수적인 언어로 사용된 것들입니다. 지금은 창조적인 열정이 필요한 시대로 청년들이 활기를 펼칠 시대입니다.



과거의 언어가 지배되는 시대는 과거로 이미 지나갔고 새로운 삶은 새로운 시대를 일굴 언어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원하는 삶을 사는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해요. 청년에게는 그럴 용기가 보여요." "새로운 삶을 원한다면 소유를 포기해야만 해요. 온전히 자신을 새 삶에 바치고 싶어요." "적극적으로 사람답게 살고자 이곳을 떠나고자 해요."라는 새로운 언어가 청년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어른들에게 들리지 않습니까? 불안과 두려움과 무서움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용기는 이를 뚫고 나갈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언어입니다. 비현실적인 계획일지라도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는 어른들로 청년들의 열정에 힘을 보태는 어른이길 바랍니다. 또한 멋지게 살려고 떠나려는 모든 희망을 건 청년에게 가능할까라는 희망을 주는 어른이길 바랍니다. 그간 과거의 경험을 너무 강조하지 않아도 청년이 그것이 필요할 때 말없이 건네주는 어른이기를 바랍니다.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가 허다한 어른인 것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는 청년은 당연한 움직임으로 봐 주시는 어른이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어쩌면 죽을 때가 돼서야 자기자리를 찾는 것이 인생임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신은 인간이 제대로 살아 복있는 삶이길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바램으로 신은 인간을 늘 도우시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신처럼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청년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안내해 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분이시길 바랍니다. 수없이 참고 견디시는 신처럼 우리 어른들도 수없이 참고 견디어 주신다면 청년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창조적 열정으로 희망을 세울 것입니다. 어른들은 청년들이 그러하기를 늘 바라고 있다는 것을 또한 청년들이 아시길 바랍니다. 청년들이 길을 열어가는데 어른들은 함께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청년들이여! 힘을 내시오,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른에게 필요한 것이고 청년들에게도 필요한 것이 표지판입니다. 신이 인간에게 계시해 주신 말씀이 인간에게는 좋은 표지판이 될 것입니다. 어른들과 청년들이 표지판을 함께 보면서 인생의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유낙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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