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 년간 상호만 말해도 알만한 유수의 기업들이 서울과 세종, 인근 충남으로 본사와 제조공장을 옮겼다.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탈대전 현상에 대해 지역 경제계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그래픽=한세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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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도일보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정보시스템( KOSIS)의 '최근 4년 간(2015~2018) 대전지역 산업·규모별 사업체 등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 기업들의 경영 활동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사업체 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세수까지 증대돼 경제 활성화 큰 역할을 했다.
최근 4년간 대전지역 사업체는 매년 평균 2.61% 증가했다. 2018년에는 지역 중소기업이 처음으로 2000개를 넘어섰다. 연도별 사업체 현황을 보면, 2015년 15만9420개였던 기업 수는 2016년에 3384개가 늘어 16만2804개를 기록했다. 이어 2017년에는 16만6435개, 2018년 17만2594개를 나타냈다. 이 기간 매년 3000~6000개의 사업체가 새로 생겨났다.
사업체가 늘면서 매출액과 고용 부문도 함께 개선된 분위기다. 가장 최근인 2018년 대전지역 전산업 매출액을 보면 73조5060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매출은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일으켰다. 이 기간 지역 중소기업들의 매출은 54조2888억 원으로 전체 73%를 차지했다. 이어 소상공인이 21조5072억 원을 기록했다. 대기업이 없는 대전 전산업 매출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비중이 높았다. 2017년 73조5870억 원, 2016년 67조7578억 원, 2015년 65조140억 원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고용 부문도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15년 전산업 종사자 수는 44만9510명이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6742명 늘어난 45만6252명을 기록했고, 2017년은 46만4548명, 2018년 47만3667명으로 증가했다. 전산업 중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43만 352명으로 전체 90%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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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떠난 앵커 기업 '매출 수조 원+@'유출-암(暗)= 골프존·타이어뱅크·이텍산업·미래생활·삼영기계 등 대전을 대표했던 향토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지역에서 성장해 뿌리 내리려 했지만, 산업용지 부족과 기업 우대정책, 열악한 인재채용 등 여러 여건 상을 이유로 대전을 떠났다.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라 불리는 '앵커 기업'들의 탈대전으로 지역 경제는 뒷걸음질하고 있다. 이들 회사 매출 규모만 보더라도 연간 수조 원이 넘는다. 지역 기업과 경제가 성장하는데 저해 요인이 됐다.
대표적 '탈대전' 기업은 국내 스크린 골프 업계를 대표하는 '골프존'이 꼽힌다. 지난 200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보육센터에서 소규모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골프존은 회사 창립 20주년을 한 해 앞둔 2019년 대전을 떠나 서울로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매출 규모만 2985억여 원에 달한다.
골프존뉴딘그룹은 지주회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를 비롯해 계열사로 골프존, 골프존카운티, 골프존유통, 골프존데카, 뉴딘콘텐츠 등을 두고 있어 매출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으로 유명한 타이어 유통 전문업체인 '타이어뱅크'도 같은 해 세종행을 택했다. 1991년 서구 용문동에서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전국 440여 곳에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액이 4245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고 알루미늄 압출 기업인 알루코는 본사를 두고 지난 2016년 생산시설 전반을 논산 첨단 스마트 단지로 옮겼다. 당시 이에 따른 논산시 세수효과가 12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알루코의 지난해 12월 IFRS 연결 매출 규모는 4952억여 원이다.
장충동왕족발도 본사는 대전에 두고 2008년 충북 청주시에 청원공장을 건립하고 이전했다. '잘 풀리는 집' 화장지로 유명한 미래생활도 2011년 본사를 세종으로 옮겼다. 이 밖에도 삼영기계, 야구배트 제조업체 맥스, 이텍산업, 영보화학 , 알티오젠, 에스피오, 화인TNC, 한국전자파연구소 등 유수의 지역 기업들이 대전을 뒤로 했다.
경제계 한 인사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려면 주변의 정주 여건과 인프라가 갖춰줘야 한다. 특히 더욱 커나가기 위해서는 브랜드화가 필요한데 지역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탈대전 기업 대부분은 인재채용과 지자체의 소극적 지원에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주 환경 등 다양한 정책적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유출관리 시스템 내부정책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별 '관심', '주의' 등 단계를 나눠 협력관을 파견하고 있다"며 "또한, 경제단체 간담회 유관기관 등에 매월 1회 애로사항 전달받아 관계부서와 연결해 최대한 기업 애로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지리적 입지와 기업들이 성장해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부분을 막기에는 이 또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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