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리포트 충청지대⑫] 지방의회, 독립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

[2022 리포트 충청지대⑫] 지방의회, 독립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

  • 승인 2021-10-14 00:01
  • 신문게재 2021-10-14 10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컷-2022충청지대




내년 1월 시행 앞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한계

전문성 강화 위한 의회직 신설과 정책지원관제 도입

인사교류 문제 해결 위한 협약의 구체화 내용 필요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주년이 되는 올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견제와 감시역할을 하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방의회 독립성 부여를 위한 각종 방안이 제시됐지만, 여전히 미결과제로만 남겨져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지방의회의 사무처(국) 온전한 인사 독립권과 지방의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의회직 신설, 정책지원관의 도입, 인사교류의 방안 등은 당장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해결과제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에 지방의회의 독립을 위한 과제들이 어디까지 왔으며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clip20211013110217
10월 7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해결 방안을 위한 지방의회 의장단 감담회 모습. 사진=이현제 기자
▲'주는 것도, 그렇다고 주지 않는 것도' 아닌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당장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공무원 총액 인건비의 구분'과 '시행 시점의 문제점' 등은 재개정해야 하는 우선순위로 꼽히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지방의회가 독립인사권을 가지기 위한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 일부 개정법률 내용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 1월 13일부터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의장이 가지게 되며, 임명권자가 교육과 복무, 징계 등에 대한 모든 인사를 관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상위 법령인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시행은 하지만, 첫해인 2022년부터 허울뿐인 지방의회 인사 독립권이란 지적도 계속 되고 있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첫해부터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부분인데, 이유는 정부에서 배정하는 지역마다 배정되는 공무원 총액 인건비 예산이 집행기관인 지방의회와 행정기관과 구분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시행하기 위해 의장에게 인사권이 주어지는 시기가 연초가 아닌 1월 중순이라는 점에서 하위직 공무원 인사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시의회 전경
대전시의회 전경. 중도일보 DB

▲행정직·교육직 말고 이제는 의회직?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의회직' 독립직렬제도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지방의회의 대응:조직운영방안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에 부합하는 조직운영 방안의 핵심은 직위분류제에 따른 의회직렬 신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행정직군이 아닌 의회직군을 별도로 만들 수 있도록 직위분류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따른 인사권 독립 관련 하위 법령에서는 '지방의회는 신규임용 시험을 시행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는 위탁 시험도 가능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 협의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의회직 신설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

대전세종연구원 유병선 책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의 지방의회 조직운영사례를 검토한 결과 지방의회 사무직 공무원들 대상으로 전문직 중심의 독립 직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요하지 하지만 주지 않는 '정책지원관'
정책지원관 도입을 앞둔 상태에서 기존 인력 활용을 하게 하는 등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올 초 개정한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회의 '정책지원관' 도입 내용을 담고 있다. 정책지원관이란 지방의회의 입법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제도로, 지방의원 총원의 5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임명할 수 있다.

대전시의회의 경우 22명의 소속 의원으로 정책지원관은 내년엔 5명, 2023년까지 11명이 사무처 소속 공무원을 추가로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부처에서 관계 법령의 유권해석 등으로 현재 상임위별로 있는 전문위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등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인사독립 이후 교류 없는 인사 적체 해결 방법은?
지방의회의 사무처(국) 소속 공무원들의 인사교류 방식에 대한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소속 공무원들의 인사권 독립이 이뤄져야 하는데, 인사권 독립이 이뤄진다면 인사교류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거 지방의회와 행정기관에서 승진 시기, 교육 등에 따른 인사교류가 있었지만, 인사권 독립에 따라 전면 개편이 시급하다.

이 문제는 지역마다 다르게 해결해야 하는데, 인사교류 협약을 통해 지역마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대전의 경우는 현행과 같은 방식으로 대전시의회-대전시, 기초의회-자치구의 인사교류 방식이나 대전시의회-기초의회 간 인사교류 방식도 논의하고 있다. 법령에 따라 정부기관 또는 다른 공공기관까지도 인사교류 방식은 열려 있어 향후 협약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은 "정부 권한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지방의회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며 "대전시의회와 5개 자치구의회에서 행정기관을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에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아쉬운 내용에 대해선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2.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3.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1.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2.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5.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