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전국체전 넘어 '2027 세계U대회 공동개최' 꿈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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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전국체전 넘어 '2027 세계U대회 공동개최' 꿈 이룰까

전국체전 개막식 장식한 '2027하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이끌 청소년에게 국제스포츠 무대 선물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내년 1월 후보도시 경쟁중
충북을 넘어 대전·충남·세종까지 유치열기 확산 필요

  • 승인 2021-10-13 15:14
  • 수정 2021-10-14 10:08
  • 신문게재 2021-10-14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시체육회
8일 제102회 전국체전 개막식에 대전시선수단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공동유치' 펼침막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구미=임병안 기자)
올해 전국체전에서 충청권 고등부 선수단의 활약은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 돼 활약할 국제 스포츠대회를 충청권에 유치하려는 기성세대의 노력은 성공할 수 있을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후보도시를 내년 1월 발표할 계획으로 대전과 세종, 충남·북 공동유치 준비상황을 점검해본다.<편집자주>

▲전국체전 장식한 '하계U대회'

제102회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 지난 8일 느닷없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공동유치 도전' 펼침막이 등장했다. 충남 선수단을 선두로 세종시, 대전시, 충북 선수들이 개막식장에 입장할 때 펼쳐보임으로써 중계를 지켜보는 국민에게 2027년 여름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충청권에서 유치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뛴 고등부 선수들이 전세계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체육축제를 우리 안방에서 열어보겠다는 당찬 포부다.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본 전국 체육회장단과 체육회사무처 직원들도 박수로 이들의 염원에 화답했다. 윤현우 충청북도체육회장은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공동유치 손 펼침막을 미리 준비해 가까운 체육회장들에게 나눠주며 관중석에서도 호응을 유도했다. 급기야 몇몇 타지역 체육회장들도 충청권 염원에 공감의 뜻을 담아 손 펼침막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덕호 충남체육회장,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 정태봉 세종시체육회장도 계획에 없던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홍보를 즉석에서 진행했다. 개막식을 마치고 퇴장하는 전국 체육회장들에게 손 펼침막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한 것. 이날 선수단과 체육회장들의 호소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체육회장
충청권 체육회장단이 8일 경북 구미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펼침막을 보이며 홍보하고 있다.
▲후보도시까지 남은 3개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2027년 여름에 개최될 예정이지만, 개최 국가와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확히 설명한다면, 내년 1월 후보도시를 선정할 예정으로 대한민국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유치 의향서를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유치의향서를 마찬가지로 FISU에 접수했다.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요.
2003년 8월 21일부터 열흘간 대구시가 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해 174개국 4179명의 세계적 선수들이 대구와 경북을 찾았고, 2015년 7월 3일부터 12일간 광주시가 국내 두 번째 하계U대회를 유치해 21개 종목 2만 여명의 선수단이 광주·전남을 방문했다. 미국도 1993년 7월 8일부터 11일간 버펄로에서 하계U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처음 개최돼 2년마다 홀수년에 개최되는 하계U대회는 하계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이면서 장차 최우수 선수로 성장할 체육인재를 확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명에 가까웠던 마라토너 황영조가 1991년 7월 영국 세필드U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다음 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마라톤 금메달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이 된 것을 비롯해, 리듬체조 손연재가 2015년 광주U대회에서 금메달 3관왕에 오르며 체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드높였다.

김윤석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후보도시 선정 때까지 심사를 받는 기간으로 저희가 제출한 충청권 4개 시·도의 공동개최 계획서를 국제연맹이 평가하고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 향후 10년간 국제 종합대회 유치 계획이 없는 실정으로 하계U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국제적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하계U대회>아시안게임

하계U대회는 15개 필수 종목에 개최국 의향에 따라 최대 3개 종목을 추가로 개최할 수 있다. 국내에 친숙한 양궁을 비롯해, 기계체조, 육상, 농구, 다이빙, 펜싱, 유도, 리듬체조, 경영, 탁구, 태권도, 테니스, 배구, 수구, 배드민턴이 필수 종목이고 축구와 조정, 요트는 선택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하계올림픽이 회원국 206개국에 대회개최 종목dms 30종으로 하계U대회보다 많지만, 대회 개최 때 참가규모는 하계올림픽이 1만8000여명 수준이라면 하계U대회는 1만9000여 명에 이른다. 45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시안게임보다는 규모가 크다. 국내에서 개최한 국제종합 체육대회를 봐도 2014년 아시안게임에 36개 종목에 45개국이 참여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15개 종목에 92개국이 참가했으며, 2015년 광주 하계U대회에서는 21개 종목 170개국 선수단이 입국했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 주목되는 것은, FISU가 개최도시를 선정하는 절차가 올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뒤 집행위원을 찾아가 설득하는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FISU 총회에서 프리젠테이션과 집행위원 투표로 개최국과 도시를 선정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국제연맹이 신청 국가와 도시에 계속적인 준비사항 점검해 FISU사무처가 최종보고서를 냄으로써 결정 권한의 집행위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 개최 국가를 선정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변경된 것으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실무자들이 FISU사무처에 개최 계획과 준비상황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호소하느냐가 1차 관문을 통과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충북 아닌 충청권으로 승화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그리고 아시안게임과 하계U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됐지만, 이들 국제 종합대회에 충청권 이름은 없다. 대형 국제스포츠이벤트를 대전이나 충남·북이 유치해 개최한 경험이 없고 그만큼 국제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자긍심도 없거나 낮을 수밖에 없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인구가 대량 유입돼 지역 내 이질감이 만들어지고 개발 과정에서 지역갈등까지 빚어 사회적 통합 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제스포츠 대회가 기존 충청권 주민과 새롭게 유입된 주민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고 지역을 넘어 사회적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다만, 하계U대회 유치 열기를 대전과 세종, 충남까지 고르게 확산해 충청 체육인들의 융합된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충청권 공동유치를 응원하는 충청권 기관장들의 응원 챌린지를 봐도 충북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대전과 충남, 세종까지는 확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27년 대회 유치 시 대회장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기업의 홍보효과가 극대화될 충남을 비롯해 행정수도를 세계에 각인할 계기가 필요한 세종,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체할 국가적 지원이 절실한 대전까지 하계U대회 열기를 확산하고 연대가 요구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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