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는 18년 째 국민의 예약보관금 반환과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도 지적 받았다.
12일 한국철도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천준호 국회의원은 "몇 년 전 두 곳의 거대 건설사가 국가철도공단 직원에게 부정청탁을 한 사례가 있었다"며 "부정청탁 건설사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받게 되는데, 이는 공단이 해당 건설사가 등록한 지자체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공단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음에도 해당 사실을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국가철도공단 직원들에게 부정청탁 혐의로 한 건설사 관련 직원들은 징역을 선고받았고, 공단 직원 3명은 파면했다. 해당 건설사는 관련 법규에 따라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7년 1심 판결 후 2019년 대법원 판결까지 나올 동안 국가철도공단은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았다. 이후 대법원 판결 1년이 지난 시점인 2020년에 통보했다.
천준호 국회의원은 "1심 결과가 나온 2017년에 통보를 해야했지만 하지 않았고 대법원 판결 후 통보를 한다고 해도 1년 동안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건설사 봐주기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에 통보하려 했으나, 심의위원회 등 절차가 있어 늦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의 예약보관금 반환 제도에 대한 미온적 태도도 논란이다. 예약보관금 제도는 2004년도 폐지돼 반환제도를 시행했으며 금액은 약 70억 원이다. 그러나 2021년 현재까지도 70억 원을 반환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황이다.
철도공사는 2015년 3월 5일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환할 것을 홍보했다. 반환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공탁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공탁을 하지도 않았으며 이후 반환에 관한 홍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송원섭 국회의원은 "당시 공탁을 하겠다고 홍보했고 미반환 금액에 대해선 공탁했으면 수월하게 일이 해결됐을 텐데 이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사가 반환할 의지조차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마지막 홍보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에 소멸시효가 완료된다. 2015년 홍보가 이뤄졌으니, 소멸시효는 2020년이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2019년 70억 원을 회계 처리해 법률 위반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어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정왕국 한국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으며, 해당 내용은 자세히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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