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를 요구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송영길 대표 간 대치로 당내 내홍은 갈수록 심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했던 '후단협 악몽'이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사태는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당내 반노(반노무현)·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이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집단 탈당한 사건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종료 사흘째인 12일에도 당 지도부에 무효표 처리 취소와 함께 결선투표를 실시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낙연 캠프의 좌장인 설훈 의원이 선봉에 섰다.
설 의원은 라디오에서 출연, 무효표 처리 논란을 두고 "그냥 고(GO)하게 되면 원팀에 결정적 하자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당이 분열되는 원천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 지금 누가 보더라도 송 (영길)대표가 공정하지 않고 일방에 치우쳐 있다. 처음부터 그랬다"며 송 대표를 직격 했다.
앞서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했던 설 의원은 이날도 이와 관련해 맹공을 이어갔다.
설 의원은 "그런 상황(구속될 상황)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대장동과 관련된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을 만났다.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데 본인들이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때가 되면 제보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 측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의 수행 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설 의원을 직접 비판했다.
그는 "냄새를 피우면서 말도 안 하면서 이제 지금 도대체 몇 번째냐"며 "쓸모없는 정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책임 있는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근인 김병욱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참여는 당초 패배 시 승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이 전 대표 측을 향한 '경선 승복' 압박 발언도 했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도 '무효표 처리' 번복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송 대표는 TBS 라디오에 나와 "(특별당규 규정을) 법률가들과 제가 검토해도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당내에 결이 다른 목소리가 없는 건 아니다.
친문 강병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측이 당 선관위에 이의신청한 것과 관련해 "이를 경선 불복이라고 보면 이낙연 후보에 대한 모욕"이라며 "당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도부는 13일 최고위 회의에서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신청 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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