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는 공영방송이 정부의 무상교육 정책을 악용해 자립형사립고나 사립 특수목적고 등 사실상 귀족학교를 지원해온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웃돕기 후원금 지원은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조승래 국회의원실 제공 자료. |
문제는 2019년부터 고교 무상교육 시행으로 고교 학비를 폐지했지만, KBS는 직원에게 자녀 학비를 지원해왔다는 점이다.
현재 수업료를 별도로 정하는 자사고와 사립 특목고만 학비를 내고 있어 사실상 귀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KBS 직원에게만 학비를 지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조승래 의원의 설명이다. 일반고는 국·공립, 사립 구분 없이 무상교육을 적용한다.
또 무상교육 도입 당시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등 고교 학비가 1인당 160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KBS는 이를 훨씬 웃도는 1인당 290만원 수준으로 학비를 지원해왔다.
조승래 국회의원실 제공 자료. |
조승래 의원실에 따르면, KBS는 매년 연간 예산 1조 5000억원의 0.03%에 불과한 5억원을 후원금 예산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 쓰지 못해 1억원씩 남겼다.
KBS는 어려운 이웃돕기, ‘매칭그랜트’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2019년까지 매년 5억원의 후원금 예산을 편성했다. 매칭그랜트 후원금은 KBS 임직원이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 금액을 매칭 후원하는 제도로, KBS는 2015년 1월 987명의 직원이 참여해 2억원을 후원했다. 하지만 2020년 12월에는 참여직원이 747명으로 줄어 후원금도 1억 5000만원으로 줄었다.
참여 직원이 줄면서 KBS가 매칭하는 후원금도 줄어 KBS가 쓰지 못해 남은 후원금 잔액은 2015년 9200만원에서 2020년 1억300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KBS는 2020년부터 전체 후원금 예산을 5억원에서 3억 9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조승래 의원은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하는 KBS가 일부 직원에만 고교 학비를 지원하는 건 정부 정책을 악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영방송 KBS는 그에 어울리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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