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월드컵경기장과 한밭야구장은 스포츠진흥법에 따라 지역 연고 구단이 수탁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위탁 공모는 사실상 행정 절차에 불과하다. 다만, 대전시는 지역의 대표성을 지닌 체육시설인 만큼 시민들에게 위탁 과정과 정보를 상세히 전달하기 위해서 위탁 모집과 선정이라는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덕암축구센터는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이후 처음으로 공공에서 민간으로 위탁할 예정이다.
대전시와 대전시설관리공단은 2004년 체육시설 위·수탁협약을 체결하고 줄곧 월드컵경기장을 수탁 운영했다. 그러나 2020년 하나은행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하면서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변경했고, 스포츠진흥법에 따라 경기장 위탁 운영자도 교체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민간시설위탁에 관한 조례를 보면 공개 모집이 원칙이다. 공모를 해도 입찰 대상이 한 곳뿐이다. 예외조항을 둬서 공모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래도 대전에서는 상징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공모 절차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위탁기관이 대전시설관리공단에서 구단으로 옮겨지더라도 시설 보수나 증축 비용은 대전시 몫이다. 대신 운영비용은 하나은행이 담당한다. 기존 월드컵경기장을 담당하던 시설공단 인력은 재배치를 통해 공단 내 다른 업무로 이동할 예정이다. 위탁 운영 권한은 내년 1월 1일부터 이관한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전경. 사진=중도일보DB |
한밭야구장의 과제는 위탁이 아닌 향후 활용 계획안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신축 구장은 2025년 4월 개막 시즌부터 사용하는데, 기존 한밭야구장 활용안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철거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회인 야구장이나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한밭야구장은 1964년에 지었는데 계속 손을 보기는 했지만, 규모도 좌석 수도 가장 적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의 의견을 듣고 기존 구장은 시민 공간으로 재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오는 12월 기본설계 도서를 바탕으로 심의위원회를 거쳐 업체를 선정하면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내년 3월부터는 종합운동장을 철거하는데 시설물 규모와 전기통신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았다.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은 5년 만에 위탁 공고를 낸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올해 주말 방문객이 소폭 늘었으나 여러 측면에서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데다 대부분 시비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민간업체에 개방하지 않는다. 개장 후 줄곧 대전시체육회가 운영해 왔고, 재공고에서도 시체육회가 위탁을 맡을 예정이다.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은 완전 무료로 운영하다가 지난해부터 3000원~5000원 비용을 받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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