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신 먹거리] 청년농부의 농촌사랑 '방앗간코리아' 임국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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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신 먹거리] 청년농부의 농촌사랑 '방앗간코리아' 임국화 대표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전통적인 음식들 현대적인 방법으로 해석한 디저트 개발
세종 관광식품인 조치원 복숭아 활용한 상품 선보일 예정

  • 승인 2021-10-08 13:07
  • 수정 2021-10-08 13:11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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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로컬크리에이터로 꿈을 펼치고 있는 임국화 방앗간 코리아 대표(오른쪽)과 그의 동생이자 사업파트너인 임바울 셰프. /사진=고미선 기자
세종의 농산물로 떡을 만들고, 텃밭과 요리공간을 지역 어린이들과 공유하며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청년 농부가 있다. 농업회사법인 방앗간코리아 대표 임국화씨다.

우리말과 외국어가 어우러진 '방앗간코리아' 라는 이름에서부터 임 대표의 철학이 느껴진다. 전통적인 음식들을 현대적인 방법으로 해석해 맛과 재미를 더한 우리 농산물 디저트를 개발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색있는 문화체험이 부족한 세종지역에서 '할매 할배 강사'들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농촌체험과 베이킹 수업을 진행하고, 농촌형 카페에서는 고구마·감자떡 등을 비롯해 세종시의 관광식품인 조치원 복숭아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인다.

맑은 하늘과 산에 포근히 둘러싸인 세종 연서면 불당골길 방앗간코리아를 찾아 임국화 대표와 동생이자 사업파트너인 임바울씨를 직접 만났다.



▲왜 떡인가…
창업 계획은 15년 전부터 품었다고 한다.

남매가 함께 호주 유학을 하는 동안 향수병에 시달렸고, 고향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졌다고 임 대표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호주에 있을 때 이벤트 회사에서 행사를 기획했는데 한국인 행사에는 떡이 꼭 들어가더라"라며 "떡은 공장에서만 구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 들어가면 떡을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쌀 베이킹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자격증 취득 등 꾸준히 준비했다는 것. 다만, 호주에서는 원재료의 차이로 제대로 된 떡을 만들 수 없었기에 본격적인 창업의 꿈은 결혼 후 한국으로 돌아와 시작할 수 있었다.

임 대표는 "귀국 후 나이가 들어도 감을 잃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했다"라며 "떡은 현대적인 것이 나와도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이 나오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국에서의 인종차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제대로 갖추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지였다"라며 "지금도 아이들의 떡 체험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풀어가며 전통적인 부분을 섞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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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과 싱그러운 숲에 둘러쌓인 방앗간코리아 요리 스튜디오. 왼편에는 생산공장과 카페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고미선 기자
▲왜 세종인가…
세종은 도시의 편리함과 농촌의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임 대표가 타국의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엔 최적인 장소였다. 그는 운동장 없는 학교로 아이들을 보내기 싫어 마음껏 자연 속에서 뛰어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서초를 선택했다.

막상 농촌에 들어와 보니 젊은 인력이 필요하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본인과 동생의 전공과 적성을 살려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지만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로컬크리에이터 등 지원사업 등을 모르니 모든 것을 자신의 자본으로 출발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농산물 이용해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지원이 많을 줄 알지만, 확장성이 없으면 어렵다"라며 "세종은 토지값도 비싼데다 정착 과정에서 주변 마을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쌓는 것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이 셋이 좋아하는 것을 찾다보니 체험 프로그램과 코드가 잘 맞았다. 농촌의 체험시설은 교통이 불편한 곳이 많은 현실이지만, 연서면 고복저수지 인근의 텃밭과 방앗간코리아 요리 스튜디오에서는 안전하고 쉽게 체험활동을 하고 점심시간 전에 유치원이나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왜 로컬인가…
방앗간코리아는 현재 세종시의 교육처로 등록돼 유치원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떡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농촌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는다. '할매 할배 프로그램'은 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강사가 돼 텃밭체험과 농촌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다.

임 대표는 "체험객이 와서 가장 불편한 분들은 마을 분들일 것"이라며 "감사하게도 세 아이를 예뻐해 주시고, 텃밭체험 강사로 오시어 농촌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지역 어르신과 세종 우리떡연구회의 경력단절 여성 아르바이트를 활용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도 주효했다.

그는 농업기술센터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고, 이 경험이 연결돼 로컬이나 공공급식지원센터로 납품 가능한 품목을 만들 수 있는 해썹(식품안전관리 인증) 시설 지원을 받게 됐다. 세종시 관광식품 개발을 위해서다. 관련 지원을 통해 지역의 명물 조치원 복숭아를 이용한 식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름과 품목 등은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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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코리아의 인기 상품인 고구마떡과 감자떡.지역 농산물로 만들어 낸다.
▲이후 계획은…
코로나19로 체험이 줄고, 해썹공장 설치 준비과정에서 매출은 지장이 없을까.

임 대표는 "지역의 농산물과 좋은 재료로 선보이는 답례떡을 100% 예약 주문제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직장인 모임이나 관공소 등에 입소문이 나서 사실상 매출의 효자"라고 귀띔했다.

초기에는 드라이브 스루를 계획했지만 많은 이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멋진 풍경이 아까워 차를 세워두고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현재 방앗간코리아는 생산 공장과 농촌형 카페를 만들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 달 중순 준공 후 내년 봄께에는 일반 고객들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올해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돼 체험 텃밭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그 곳에 청년농부 플리마켓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무엇보다 자신만의 장점, 이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 농촌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 시작하려는 초보 청년농부들에게 무조건 부딪혀보고 움직여 보라고 조언했다.

임국화 대표는 "청년 농부들이 농작물 생산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버티지 못한다"라며 "농촌과 지역에 포커스를 맞추고 농촌환경을 재해석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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