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단풍 |
일본인도 똑같이 단풍을 즐길 수 있고 그런 사람이 많다는 수준이 아니라 국민의 대부분이 단풍 감상을 위해 외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친구끼리, 직장에서, 학교에서, 여행사 버스 투어까지 하며 온천과 세트로 연결된 여행이 인기다. 봄은 꽃구경, 여름은 바다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국민성은 같지만, 그 방법에서 문화의 차이를 볼 수 있다. 특히 단풍에 대한 열정은 특별하다.
일기 예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일본에는 단풍 절정 예상도가 당연한 듯이 있다. 일기 예보처럼 가을 단풍의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방송국이 날씨와 함께 방송한다.
오늘은 어느 지역이 단풍 구경하기에 알맞은 지 소개된다. 단풍의 명소와 과거의 영상이 함께 소개될 때 그 곳에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역과 기온, 고도 등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일본의 영토는 남북으로 수직이므로, 대체로 북쪽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올해는 9월 초에 홋카이도 북부에서 시작해 규슈 남부까지 12월 초까지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단풍의 제철은 가을에 기온이 낮으면 빨라지고 높으면 늦어진다.
최저 기온이 8도에서 단풍이 시작하고 추위가 천천히 오면 단풍도 천천히 진행된다. 아름답게 단풍이 드는 조건은 첫째, 완만하게 춥기보다는 단번에 추워져 5도 이하의 날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햇빛이 잘 비치는 장소다. 심지어 공중 습도가 적당히 있어야 되는 까다로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단풍 명소로 소개되는 곳은 적어도 700곳에서 많게는 1000곳이 넘는다. 아름다운 단풍이 드는 조건을 채우고 곳곳에서 단풍의 인기 투표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것이 나가노 현의 '시라고마 연못'의 단풍이다.
한국의 한라산보다 높은 해발 2115m에 있는 일본에서 제일 높이 있는 호수다. 단풍이 드는 시기가 되면 주변의 나무들이 다양한 색상을 그려, 호수에 비치는 경치는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다.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힘들게 산을 올라가야 하나 했지만 근처 역에서 도보 15분, 연못 인근에 주차장도 있다고 한다. 올해는 요즘(10월 3~ 5일)이 절정기란다.
단풍은 식물학적으로는 노화 반응으로 간주하고 있다. 봄과 여름 광합성이 활발한 계절에 잎에 축적된 영양을 일조 시간이 짧은 가을이 되면 줄기로 전환 시키면서 단풍이 들고 그 후 흩어져 간다.
사람은 잎의 노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매료되어 즐기게 된다. 후지와라나나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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