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이 5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발효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경비노동자 현태봉 대전세종지역서비스노조 대전 경비관리지부 사무장이 5일 대전지역 경비노동자를 대표해 이 같이 말했다.
현태봉 대전세종지역서비스노조 대전 경비관리지부 사무장이 경비노동자 당사자 발언을 하고 있다. |
최근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으로 결성된 '대전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이날 오전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시행령 발표에 앞선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입법예고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그동안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업무만 수행했던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청소·분리배출 정리 단속·주차관리·택배물품 보관 등을 할 수 있게 경비원의 겸직업무를 규정했다.
사업단은 이 같은 개정을 '행정편의주의의 정형'이라고 지적했다. "겸직업무 범위 설정은 경비업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임기응변적 대처일 뿐 경비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은 안중에도 없다"며 "시행령 개정안 발효로 인해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업무는 기존보다 훨씬 더 늘어나게 된 반면 사실상 법률에서 보장해야 할 노동권은 전혀 보호받지 못하게 됐다. 말 그대로 '개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법 개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업단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3~6개월 또는 한 달짜리 초단기 계약 형태와 열악한 휴게 공간 등 노동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동자를 위한 법(근로기준법 등)도 경비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며 "근로시간의 제한이 없는 노동자, 휴일·휴게시간 규정에도 배제된 노동자, 연장근무를 해도 휴일근무를 해도 가산수당이 없는 노동자가 바로 아파트 경비원이다. 이유는 오로지 '경비'라는 이름만으로 결정된 '감시단속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개정 시행령 발효를 앞두고 현장에선 절망적인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앞서 불법이던 업무 지시가 합법이 되면서 일부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사업단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를 감시단속직에서 제외하고 노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과 초단기 계약 근절·제대로 된 휴게 공간 보장·1년자 미만자 퇴직금 지급을 위한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발언을 한 이창우 죽동 칸타빌 전 입주자대표는 "시행령 개정령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그동안 부당하게 명시적으로 해 왔던 경비원들의 업무를 시행령에서 명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데 반해 경비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최저임금이 매년 인상함에 따라 아파트단지에서는 경비원에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이 오르지 않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처우에 맞는 법정 임금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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