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적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 카드사들에 정부가 제동을 걸면서 특별한 이벤트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기획재정부와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일환으로 추진하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신청 첫날인 지난 1일 현재 136만 명의 고객이 카드사를 통해 지원금을 신청했다. 신청 자격이 있는 4317만 명 중 3%에 해당한다.
상생소비지원금은 한 달에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초과분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 많이 사용하면 초과분의 10%를 그 다음 달 15일에 현금성 카드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달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한 시적으로 시행돼 1인당 월 10만 원, 최대 2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소비 확대와 내수경기 활성화 지원 등으로 소비 촉진 복안으로 제도를 시행했다.
카드사들엔 고객 유치와 매출 확대의 기회다. 고객 정보와 소비패턴 등을 쌓을 수 있고,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재난지원금 당시 앞다퉈 마케팅 활동을 벌인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번 지원금 신청 때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객들에 개별 문자를 보내지 않고, 카톡 채널 등을 통해 신청 방법 안내만 공지할 뿐 별도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권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고객 유치전 등 적극적 마케팅이 정부 정책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당국의 자제가 있었다"며 "이에 카드사들이 국민지원금과 관련된 직접적 마케팅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격적 마케팅으로 피로감을 느꼈던 고객들도 이를 반기는 모습이다.
카드사 한 고객은 "재난 지원금 당시 카드사의 수많은 문자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지원금 신청의 경우 별도 문자 없이 카드사 채널로 안내받았다. 신청 기간에 맞춰 이용하는 카드사를 통해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생지원금 신청은 첫 일주일은 출생연도 뒷자리에 연동해 5부제로 시행한다. 태어난 연도 끝자리 1·6에 해당하는 사람은 1일, 2·7은 5일, 3·8은 6일, 4·9는 7일, 5·0년생은 8일이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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