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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안이 모든 정국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성남시장으로서 개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곽상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인사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여야 모두 사태 추이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의혹의 진상 규명의 향방에 따라 대선 정국에서 어느 한쪽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가 각각 '국민의힘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 프레임을 짜고 사생결단의 대결을 벌이는 이유다.
특히 특검 도입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도 의혹을 놓고 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대장동 개발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이 지사를 보호하면서 대야 반격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원유철 전 의원의 고문료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까지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0일 윤 전 총장의 부친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에게 매각한 연희동 집을 찾아가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법조계 고위 인사들이 다수 화천대유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가족이 부동산 거래를 한 것을 우연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민주당 생각이다.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거듭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 요구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 대여 총공세를 펴고 있다.
핵심은 대장동 사업이 특정 민간인에게 막대한 수익을 몰아주도록 설계됐다는 것이고 이 사업의 설계자는 바로 이 지사라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민간인이 참여한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이 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에 3억5천만원을 투자, 고작 7%의 지분으로 3년간 4천4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챙긴 것이 이번 의혹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5천400억원 규모로 기대되는 분양 이익까지 더하면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돈벼락'이 소수의 특정인에게 돌아갔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며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특검을 관철하겠다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친정부 인사가 장악한 검찰·경찰 수사로는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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