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학의 억울함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학의 억울함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1-09-30 10:18
  • 신문게재 2021-10-0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대중강연이나 방송에 출연했을 때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수학을 왜 배우는가?'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사용하는가?'다. 수학은 학교에서 가장 힘든 과목으로 여겨지지만 현실적으로 더하기나 빼기 등 사칙연산과 기본적인 계산능력이 있으면 생활하는 데 그렇게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입시 준비나 자연과학과 공학 등 특수 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학교수업에서 배운 방정식이나 함수, 미적분 등은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수학을 왜 배우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할지 모른다.

수학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그 가치를 단지 계산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등 잘못된 오해에서 기인하지만 교육계에서 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수학의 유용성을 이해시키려는 노력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수학은 계산이 전부가 아니다. 또한 일상에서 수학은 거의 활용되지 않으며 그저 수학전공자들이나 수학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들만이 다루는 특수한 분야 또한 절대 아니다. 수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그 생활 속에서 보다 참되게 살기 위해서 배우며, 그러기에 상황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는 매 순간 우리는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수학을 사용하고 있다. 수학이란 수와 식 등을 통해 현상을 표현한 언어이며 많은 조건이나 상황 중에서 최적의 방법이나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수단이다. 우리는 수학을 배웠드 배우지 않았든 간에 결정을 정하는 순간은 수학을 하고 있는 것이며 그 정확도나 논리성이 수학적 능력에 좌우될 뿐이다. 최적의 것을 결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수학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수학교육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배우며 습득하며, 직장이나 사회활동 속에서 직면한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을 스스로의 논리적 사고를 통해 해결해 가는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 신기술을 창조하거나 혁신할 수 있는 인재의 기본적인 역량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 전체적 구조나 상황에서 각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구성요소의 효율성을 보는 '통찰을 통한 창의력', 그리고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 협업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인데, 이 기본적인 역량을 우리는 수학교육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배양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론 이런 역량의 배양이 수학교육의 목표다. 여러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이나 연관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함수와 방정식을 배우며, 변화나 움직임의 추세를 이해하기 위해서 미적분을 배우기 때문이다.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들이 문제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를 학습한다. 즉, 우리는 상황을 잘 이하고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수학을 배우는 것이다.

인공지능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육체노동뿐만 아니라 정신적 활동을 대체함으로써 사회적 생산성을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의 수학적 가치와 역할은 더욱 강조된다. 왜냐면, 수학을 통해 근본적으로는 사회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인 위 3가지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배양할 뿐만 아니라 현상이나 상황을 우리는 수와 식으로 표현(explainability)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상호작용이나 상황을 분석(interpretability)할 수 있으며, 이를 컴퓨터를 통하여 재현(reproducibility)하여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의 선택에 관한 인지활동이 시작함과 동시에 모든 사람은 평생에 걸쳐 수학을 활용하고 있으며 나아가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과 동인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단지 수학을 복잡한 계산이나 공식을 적용한 문제풀이식 학문으로 오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피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에 수학을 업으로 삼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3.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4.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5.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1.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2.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3.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4.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5.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