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박사 |
문제는 이용률이다. 즉, 자전거 1대당 하루 몇 번이나 회전하느냐가 이용률인데, 타슈 2305대 기준으로 평균 이용률은 0.7회/대/일 수준이다. 2대 중 한 대는 하루 한 번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입 초기에는 대당 평균이용률이 8~9회에 달했다. 물론, 대전만의 현상은 아니다. 인근 세종시도 평균 이용률이 1.1회에 그치고 있고 인기 좋다는 '따릉이'도 이용률은 1.73회/대/일에 그치고 있다.
어떻게 할까? 타슈에게는 2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 번째는 타슈를 효율화하는 방안이고 두 번째는 다른 자전거정책과 우선순위를 바꾸는 방안이다.
우선, 효율화 방안은 대전시가 추진하는 방안이기도 한데, 공유형 대여시스템을 추가하고, 요금을 무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여반납도 지금보다 편리해진다. 일련의 조치들은 타슈의 이용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과연 이걸로 죽어가는 타슈를 소생시킬 수 있을까? 세종시가 공유형 자전거를 대전시보다 먼저 도입했다. 운영자전거 대수를 늘렸으니 총 이용 건수는 증가했다. 그러나 이용효율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전거의 도입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전거의 이용에 불편을 겪거나 그 정도는 아니어도 전기자전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 공유자전거의 성공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또한, 자전거 이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자전거만 있고 도로환경은 위험하다면 역시 곤란하다. 자전거전용도로보다는 자전거 우선차로를 늘려야 한다. 예산 대비 효율이 높고 '자전거를 우선시한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도시통행속도를 감소했으니 적절한 도로를 찾아 시행하면 될 일이다. 교통수요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차요금을 인상하고, 도심 주차장을 점차 줄여야 한다.
사실 언급한 보완책들은 공공자전거의 원조격인 파리의 밸리브(Velib) 정책이다. 이런 정책이 이용률을 설명하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2만대를 운영하는 밸리브가 2007년 이후 현재까지 9회/대/일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두 번째 방안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방안이다. 쉽게 말해서 효율이 더 좋은 다른 자전거정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타슈는 하루에 1600여 건 정도 이용된다. 대략 대전시 하루 자전거 통행수의 2.1% 수준이다. 반면에 전체 자전거 예산의 절반(45%)이 투입된다. 1회 통행당 약 7100원의 운영적자가 발생된다. 적자는 세금으로 메꿔진다. 물론, 공공성이 강한 타슈나 대중교통의 운영적자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 타슈 이용자가 일반자전거이용자와 겹치지 않아 신규수요를 창출한 것이라면 효율만 가지고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투입의 형평성 문제와 효율화 필요성이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일반자전거이용자와 관련된 예산을 늘려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운영규모나 운영방식면에서 효율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타슈를 살리는 방법이다. 타슈나 일반자전거나 똑같은 자전거이니 자전거 이용환경이 개선되면 타슈 이용 건수가 늘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예산은 한정된 재원이다. 쓸데도 요구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 어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난 잘 모르겠다. 다만, 6조 원 규모의 대전시 예산에서 자전거 예산이 100억 원 남짓이라면 '기후위기'와 '자전거 활성화'는 언어유희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2022년 예산을 기대해 본다.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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