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전 서구의 선거인 수는 39만 5367명. 이 중 22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 다음이 유성구로 선거인 수는 27만 2663명 중 16만 명이 투표했고, 대전에서 가장 적은 선거인 수는 대덕구로 15만 79명, 실제로 투표한 기표자는 8만 8845명이었다.
그렇다면 동네별로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서구에선 어느 동네가 가장 많았을까? 서구에서 선거인 수가 2만 명이 넘는 곳은 탄방동과 둔산2동, 갈마2동, 가수원동, 관저2동 등 5곳이다. 이 중에서도 관저2동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인 수가 3만 2263명으로, 서구에서 유일하게 3만 명이 넘었고 대전에서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동네 중 한 곳이다.
대전 서구 관저동 마치광장. 사진=이현제 기자 |
관저2동의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마치광장에서 지난 추석 연휴인 18일과 22일 양일간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의사가 있는지'를 50여 명의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에게 물었다. 이틀에 걸쳐 만나본 청년 중에서 90% 이상은 적극 나서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마치광장에서 딸에게 라바 놀이기구를 태워주고 있던 한 남성은 함께 있던 딸에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꼭 투표에 참여하겠다고까지 말했다. 또 투표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젊은 층에서 깨어있는 의식으로 압도적인 선거 참여 비율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뒤에 '그래서 누구를 뽑으실 건가요?', '지금 지역의 정치인 중 아는 사람이 있나요?', '시장과 구청장, 아니면 지역의 국회의원이 누군지 알고 있나요?'와 같은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 하는 시민이 대다수였다.
실제 만나 대화를 나눴던 50여 명 중 허태정 시장을 아는 사람은 15명 내외, 장종태 서구청장을 아는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병석 국회의장을 안다고 말 한 사람은 20명 가까이 됐으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관저2동이 속한 서구갑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10명 가까이 있었다.
광장 중심부에서 아들에게 전동 미니카를 태워주고 있는 또 다른 남성은 "대전의 국회의원들은 다 알죠. 그리고 시장은 허태정, 구청장은 장종태. 강남구청장이 서울시장후보 나가는 것처럼 대전도 서구청장이 대전시장 후보로 나가고 그런거잖아요"라며 유일하게 대답을 하며 서구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청년들이 먼저 선거에 앞서 어떤 후보가 나왔고 어떤 공약을 내걸며 출마했는지를 공부해서 투표하는 올바른 정치 참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직 잘 모르지만 당을 보고 뽑는 선거로 안 만들고 우리 동네에 어떤 정책을 내는지 보고 내년에 꼭 공부해서 뽑겠다"고 말하기도 했다.⑩
지역 정가에서도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과거 '눈 닫고 귀 닫은 선거' 1번 아니면 2번 찍는 선거에서 지역 정치인을 알리고 좋은 공약과 의지로 선택을 받는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모이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오은규 청년위원장은 "정당에서 청년위원회 구성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청년정치인이 출마하기 위해선 인맥 싸움이 아닌 공약과 정책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만들고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황현준 청년위원장도 "유권자와 예비후보 사이 교류를 늘려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특히나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