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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수 많은 정치적 이슈 가운데 원 어브 뎀이었던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해 여야 합의로 입법화를 이끌어 국가적 백년대계로의 초당적 협력 모멘텀을 마련한 것이다.
세종의사당 설치는 행정부와 입법부 이원화로 공무원 출장비로 연간 수백 억 원이 소요되는 등 갈수록 증가하는 국정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마중물 사업이다.
인구와 경제력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지역으로 분산,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을 놓기 위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세종의사당 설치로 행정수도 첫 씨앗을 뿌린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가기 위한 확실한 동기 부여가 있다.
이재명, 이낙연 등 당내 차기 유력 대권 후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대선 공약으로 세종의사당 플러스 알파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보수 야권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그동안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캐스팅보트 충청 민심 이반을 우려하면서도 태생적 여당발(發) 이슈에 대한 원심력이 컸기 때문에 반대하지도 그렇다고 협조하지도 않는 기류였다.
당내 대권 주자 가운데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세종의사당 설치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차기 대선 여야의 승패에 따라 세종의사당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여정이 좌지우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이날 세종의사당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기우(杞憂)에 그칠 듯 하다.
지난 8월 22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긴급회견을 자청해 "충청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언급한 뒤 운영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 문턱을 모두 여야 합의로 넘었기 때문이다.
본회의 표결에서도 찬성 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더 이상 세종의사당 설치가 대선 승패 등 정치적 여건 변화에 따라 휘둘리지 않고 항구적 국가 백년대계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세종의사당 설치 등 그동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560만 충청인들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여정도 주목받고 있다.
2002년 고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에서 청와대와 국회 정부부처를 모두 이전하는 신행정수도 공약으로 태동했다. 하지만 2004년 헌법재판소 관습법 위헌 판결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다.
MB 정부는 2009년 정부부처 이전을 백지화 하고 기업도시로 전환하는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 충청권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결국 이 수정안은 이듬해 국회 본회의 부결로 폐기됐다.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했고 그해 말 정부부처 세종 이전이 시작됐다. 세종시가 행복도시로 자리 잡은 이후에도 박근혜 정부의 신설부처 추가이전 고시 지연과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정책위의 세종의사당 100대 문제사업 포함 등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들이 잇따랐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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